[이재진 전남도립대 경찰경호학과 교수] 시계 제로 시대, ‘온전한 나’로부터 출구를 찾자
2017년 02월 08일(수) 00:00 가가
탄핵 정국이자 박근혜 정권의 레임덕(lame duck) 가속화로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가 바닥으로 치달으면서 지방을 넘어 수도권에서도 골목상권이 무너지고 있다는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이른바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고용시장의 경우도 경색되고 있다. 2017년 정유년에도 청년실업의 해소는 기대난망으로 읽힌다.
기업들이 탄핵정국 이후, 고용과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인공지능기술(AI), 4차 산업혁명, 6차 산업의 연착륙을 목전에 두는 현실에서 기업들은 고용과 투자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에게 사회 공정성을 근거로 내세우며 생산적 투자는 하지 않고 현금 자산만 쌓고 있느냐고 항변할 수 없는 노릇이다. 설령 기업이 투자를 위해 생산시설을 갖춘다고 한들 기대만큼 일자리가 창출될 리도 만무하다.
특히 인공지능(AI) 부문이 부상함에 따라 적어도 10년 안에 70% 이상의 직업군이 사라진다는 전언에 의하면 우리 시대 안정된 직업군이 유물화될 처지에 놓여 있다. 예컨대 처방전에 따라 약을 지어주는 약사, 뉴스를 팩트(Fact) 위주로 작성하는 신문기자, 일정한 타이프를 지닌 사건을 맡아 처리하는 판사·변호사 등도 인공지능으로 처리 가능한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우려스럽기도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이 ‘힘들 때 태어나서 거센 풍파를 겪은 게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라서 참 다행이다’는 대사에 공감했던 게 엊그제인데, 이제 또다시 50대 중후반에 접어든 우리 세대가 ‘역풍파’를 맞은 형국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단군 이래 최대의 실업대란이 지속되고 있는 요즘 세대에 비해 우리 세대는 추억과 낭만이라도 챙길 수 있었다. ‘민(民)은 이식위천(以食爲天)’이라는 말이 있듯이 먹고 사는 게 삶의 전부였다면, 요즘 세대를 지칭하는 ‘실신시대(실업과 신용불량)’, ‘청춘파탄시대’, ‘3포·5포·7포시대’ 등의 신조어에 접하면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열강의 틈바구니에 살고 있는 한반도의 정치·지정학적 위상도 위태롭다. 중국은 한·미 간 사드 배치로 한한령(韓限令)을 가속화하고 있고,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국우선주의라는 기치 하에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화(America First)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외세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사면초가에 놓일 게 명약관화하다.
법원 민사조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는 남과의 분쟁 조정보다 가족 간 분쟁 조정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가족간 분쟁이 판결로 가게 되면 자식대까지 가족이 아니라 원수지간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나름 소명의식을 갖고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조정을 해보려 애써도 번번이 실패하곤 한다. 최근 연간 이혼율도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황혼이혼율도 마찬가지다. 불안하면 가족이 함께 도와주었던 시대가 아니라 손해라 생각하면 내팽개쳐지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고 국가나 사회가 도와주는 시스템도 구조적인 장애로 기대하기 어렵다.
‘강연 100˚C’에서 한 택시기사의 성공담이 소개되었던 적이 있다. 서울에서 모범택시 기사로 일하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승객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한다. 알고 보니 대리운전 때문이었다. 그 기사는 앞날이 캄캄해져 어떻게 가족의 생계를 꾸려갈 것인가를 고민한 끝에 일본어와 서울시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단다.
일본인이 많이 숙박하는 롯데 호텔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일본인이 타면 운행 중에 서울시 이곳저곳을 문화관광해설사가 하는 것처럼 설명해줬더니 그 사람이 다음날 예약을 하고 계속 찾더라는 것이다. 게다가 소문을 타서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이 되었고, 뜻이 맞는 동료기사를 모아 함께 일하게 되기까지 발전했다고 한다.
불황의 늪에 놓인 국민이든, 실업의 고통을 감내하는 청년이든,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든, 세상에서 나를 구제할 수 있는 길은 오직 나뿐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계 제로의 시대, 자강불식(自强不息) 만이 ‘온전한 나’를 만들 수 있다. ‘온전한 나’를 만들었을 때 내가 호흡할 수 있는 출구를 찾을 수 있다. 위기일수록 자강(자기혁신)은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다. 이러한 자기혁신의 동력이 시너지로 작용할 때 사회 건전성도 확보되고, 국가 경쟁력도 생겨나지 않겠는가.
특히 인공지능(AI) 부문이 부상함에 따라 적어도 10년 안에 70% 이상의 직업군이 사라진다는 전언에 의하면 우리 시대 안정된 직업군이 유물화될 처지에 놓여 있다. 예컨대 처방전에 따라 약을 지어주는 약사, 뉴스를 팩트(Fact) 위주로 작성하는 신문기자, 일정한 타이프를 지닌 사건을 맡아 처리하는 판사·변호사 등도 인공지능으로 처리 가능한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우려스럽기도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열강의 틈바구니에 살고 있는 한반도의 정치·지정학적 위상도 위태롭다. 중국은 한·미 간 사드 배치로 한한령(韓限令)을 가속화하고 있고,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국우선주의라는 기치 하에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화(America First)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외세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사면초가에 놓일 게 명약관화하다.
법원 민사조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는 남과의 분쟁 조정보다 가족 간 분쟁 조정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가족간 분쟁이 판결로 가게 되면 자식대까지 가족이 아니라 원수지간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나름 소명의식을 갖고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조정을 해보려 애써도 번번이 실패하곤 한다. 최근 연간 이혼율도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황혼이혼율도 마찬가지다. 불안하면 가족이 함께 도와주었던 시대가 아니라 손해라 생각하면 내팽개쳐지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고 국가나 사회가 도와주는 시스템도 구조적인 장애로 기대하기 어렵다.
‘강연 100˚C’에서 한 택시기사의 성공담이 소개되었던 적이 있다. 서울에서 모범택시 기사로 일하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승객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한다. 알고 보니 대리운전 때문이었다. 그 기사는 앞날이 캄캄해져 어떻게 가족의 생계를 꾸려갈 것인가를 고민한 끝에 일본어와 서울시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단다.
일본인이 많이 숙박하는 롯데 호텔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일본인이 타면 운행 중에 서울시 이곳저곳을 문화관광해설사가 하는 것처럼 설명해줬더니 그 사람이 다음날 예약을 하고 계속 찾더라는 것이다. 게다가 소문을 타서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이 되었고, 뜻이 맞는 동료기사를 모아 함께 일하게 되기까지 발전했다고 한다.
불황의 늪에 놓인 국민이든, 실업의 고통을 감내하는 청년이든,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든, 세상에서 나를 구제할 수 있는 길은 오직 나뿐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계 제로의 시대, 자강불식(自强不息) 만이 ‘온전한 나’를 만들 수 있다. ‘온전한 나’를 만들었을 때 내가 호흡할 수 있는 출구를 찾을 수 있다. 위기일수록 자강(자기혁신)은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다. 이러한 자기혁신의 동력이 시너지로 작용할 때 사회 건전성도 확보되고, 국가 경쟁력도 생겨나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