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곤 금융감독원 광주지원장]지역사회 좀먹는 보험사기 예방하자
2017년 02월 02일(목) 00:00 가가
“이 동네는 거리에서 환자복을 입은 사람이 자주 보여.” 광주지역을 방문한 이들로부터 듣게 되는 말이다. 아픈 사람이 많아서라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다른 지역과 달리 겉보기에 너무 멀쩡한 사람들이 환자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점이 특이했다고 한다. 실제로 환자복 차림의 사람이 대형마트에서 카트를 끌며 장을 본다는 이야기는 애교 수준이고, 심지어 저녁 술자리에서도 환자복과 마주쳤다는 황당한 이야기까지 들린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물론 여기에는 여러 사회·제도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우리 지역에서 보험사기(Insurance Fraud)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을 이구동성으로 지적한다.
실제로 광주지역의 ‘15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국 평균보다 5∼6%p 높은 수준으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다. 여기서 손해율이란 보험료에 대한 보험금의 비율인데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보험회사가 동일한 보험료를 받고도 지급하는 보험금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손해율이 높은 것은 실제로 다른 지역보다 우리 지역에서 교통사고 피해가 많이 발생한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지 조금 더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눈에 띄는 점은 교통사고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는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현재 광주지역 교통사고 환자 10명 중 평균 5.8명이 입원을 하는데 이는 전국 평균보다 70%나 높은 수치이다. 입원일수도 전국 평균보다 2일이나 많고 평균진료비 또한 20%나 높다. 그렇지만 유독 광주에서만 장기간 입원이나 고가의 병원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상환자가 많이 발생한다는 근거는 찾기 힘들다.
다음으로 과도하게 집중된 한방병원의 문제이다. 현재 광주지역에는 전국 한방병원의 3분지 1인 84개 한방병원이 운영 중인데 이는 인구비율을 고려하면 전국평균의 11배가 넘는 수준이다. 한방병원의 난립은 필연적으로 병원간 과도한 경쟁을 촉발하고 결국 비도덕적 보험금 청구(Moral Hazard)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최근 적발된 ‘A의원’이 전형적인 사례이다. ‘A의원’은 병원사무장이 불법으로 병원을 설립한 후 병원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이른바 ‘메뚜기’ 환자를 모집하여 병원차트에만 이들이 입원한 것처럼 허위로 꾸며 수억원의 보험금을 부당하게 청구하다가 수사기관에 덜미를 잡혔다.
그렇다면 이런 보험사기는 과연 어떤 해악을 끼칠까? 먼저 보험금의 누수(漏水)를 들 수 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전국에서 2조원이 넘는 보험사기가 적발되었으며 발각되지 않은 건까지 고려하면 그 규모는 훨씬 더 크다. 보험금 누수는 보험회사의 경영수지를 악화시키고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선량한 보험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금전적인 피해보다 더욱 심각한 위험은 보험사기가 지역사회 공동체를 심각하게 좀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기는 누구나 우연한 기회에 쉽게 빠져들 수 있고 부당이득이 커서 일반인이 쉽게 중독되는 범죄이다. 건전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도 우연한 유혹으로 불로소득을 맛보게 되면 다시금 보험사기를 저지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죄의식이 낮다는 특성이 있다. 심각한 보험사기로 적발되어도 정작 본인은 크나큰 범죄로 여기지 않고 단지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험금을 이른바 ‘눈먼 돈’으로 생각하고 보험금 부당청구에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사회적 인식도 한몫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관행이 만연해진다면 보험사기가 우리 지역공동체를 병들게 할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물론 금융감독원도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보험사기 인지시스템’(IFAS) 구축 등을 통해 보험사기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검·경찰, 보험회사 등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각종 기획조사를 통해 ‘보험사기는 반드시 적발되어 엄중 처벌된다’는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광주지원에서도 광주시내 중심가에서 보험사기 척결 캠페인을 정기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보험설계사 및 한방병원 관계자 등 보험사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나아가 올해는 보험범죄의 위험성을 알리는 공익광고를 지역방송에 방영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보험사기를 대하는 우리 지역 태도다. 보험사기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향후 자동차보험료를 지역별로 차등화하는 경우 지역 내 보험가입자는 높은 보험료를 부담해야할 뿐만 아니라 보험사기의 온상이라는 멍에가 드리워지게 될 것이다. 이제야말로 보험사기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켜나가야 할 때이다.
마지막으로 일선 보험담당자가 털어놓는 보험사기의 무서움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20대에 보험사기의 달콤함을 접해본 사람은 절대로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어린 나이에 너무 쉽게 큰 돈을 벌어봤거든요.”
실제로 광주지역의 ‘15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국 평균보다 5∼6%p 높은 수준으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다. 여기서 손해율이란 보험료에 대한 보험금의 비율인데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보험회사가 동일한 보험료를 받고도 지급하는 보험금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손해율이 높은 것은 실제로 다른 지역보다 우리 지역에서 교통사고 피해가 많이 발생한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지 조금 더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눈에 띄는 점은 교통사고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는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현재 광주지역 교통사고 환자 10명 중 평균 5.8명이 입원을 하는데 이는 전국 평균보다 70%나 높은 수치이다. 입원일수도 전국 평균보다 2일이나 많고 평균진료비 또한 20%나 높다. 그렇지만 유독 광주에서만 장기간 입원이나 고가의 병원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상환자가 많이 발생한다는 근거는 찾기 힘들다.
그렇다면 이런 보험사기는 과연 어떤 해악을 끼칠까? 먼저 보험금의 누수(漏水)를 들 수 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전국에서 2조원이 넘는 보험사기가 적발되었으며 발각되지 않은 건까지 고려하면 그 규모는 훨씬 더 크다. 보험금 누수는 보험회사의 경영수지를 악화시키고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선량한 보험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금전적인 피해보다 더욱 심각한 위험은 보험사기가 지역사회 공동체를 심각하게 좀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기는 누구나 우연한 기회에 쉽게 빠져들 수 있고 부당이득이 커서 일반인이 쉽게 중독되는 범죄이다. 건전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도 우연한 유혹으로 불로소득을 맛보게 되면 다시금 보험사기를 저지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죄의식이 낮다는 특성이 있다. 심각한 보험사기로 적발되어도 정작 본인은 크나큰 범죄로 여기지 않고 단지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험금을 이른바 ‘눈먼 돈’으로 생각하고 보험금 부당청구에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사회적 인식도 한몫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관행이 만연해진다면 보험사기가 우리 지역공동체를 병들게 할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물론 금융감독원도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보험사기 인지시스템’(IFAS) 구축 등을 통해 보험사기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검·경찰, 보험회사 등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각종 기획조사를 통해 ‘보험사기는 반드시 적발되어 엄중 처벌된다’는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광주지원에서도 광주시내 중심가에서 보험사기 척결 캠페인을 정기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보험설계사 및 한방병원 관계자 등 보험사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나아가 올해는 보험범죄의 위험성을 알리는 공익광고를 지역방송에 방영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보험사기를 대하는 우리 지역 태도다. 보험사기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향후 자동차보험료를 지역별로 차등화하는 경우 지역 내 보험가입자는 높은 보험료를 부담해야할 뿐만 아니라 보험사기의 온상이라는 멍에가 드리워지게 될 것이다. 이제야말로 보험사기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켜나가야 할 때이다.
마지막으로 일선 보험담당자가 털어놓는 보험사기의 무서움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20대에 보험사기의 달콤함을 접해본 사람은 절대로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어린 나이에 너무 쉽게 큰 돈을 벌어봤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