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의 하야와 탄핵을 촉구하는 열 두 번째 촛불집회가 지난 14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이미 여섯 번째 촛불집회에서 참석 인원이 200만명을 넘었으며, 매주 집회 때마다 비슷한 숫자가 모인다고 보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민적 분노와 우려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경제적 손실도 상상을 초월할 만큼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경제적 피해 규모가 56조원, 국민에게 미치는 직접 피해액은 35조원이라고 분석한다. 35조원은 내년 정부예산 400조원의 약 9%에 달하고, 지방정부 중 가장 큰 서울시의 내년 예산보다 5조원 더 많다. 월 200만원짜리 공공일자리 연 150만개, 월100만원 규모 노인공공일자리 연 300만개를 창출할 수 있는 재원이다.

아직도 식지 않은 국민적 분노와 허탈로 인한 국민들의 정신적 피해까지 고려하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 피해는 추정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왜 이같이 엄청난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일까? 답은 하나다. 대통령을 잘 못 뽑아서 치르는 혹독한 대가인 것이다. 무능하고 자질 없는 대통령과 부도덕하고 부패한 정부가 국민에게 얼마나 커다란 직·간접적인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끼치는 지를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탄핵 결정날짜가 머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에서 현 대통령에 대해 탄핵이 결정되면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게 되기에, 만일 헌법재판소가 3월 이전에 탄핵 결정을 한다면 19대 대통령 선거는 올 봄이나 여름에 치러지게 된다.

지난 주 중국에 머무르는 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우리와 중국이 비교되서다. 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곳곳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도시 규모와 관계 없이 시내 거리가 착착 정비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면서 흔들리는 우리 경제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이 결정되면 우리나라는 급격하게 선거 정국으로 변화될 것이다. 촛불민심을 달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번에야말로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할 때다.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여러 가지 덕목이 있겠지만 타산지석이라고, 박 대통령을 보면서 차기 대통령은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인가를 경륜과 품성, 리더십의 세 가지 덕목에서 생각해 보았다.

첫째는 경륜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삶 속에서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기쁨과 슬픔, 아픔 등을 충분히 경험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이런 측면에서 오랫동안 청와대생활에 젖어 국민의 삶과 거리가 먼 생활을 해 왔다. 진정한 리더는 구성원의 밑바닥을 잘 알아야 한다. 그러기에 이번에는 국민들의 삶 속에서 국민의 아픔을 함께 해 온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속속들이 알 수 있는 세상경륜이 풍부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인간다운 품성이다. 거짓말과 꼼수로 잔머리를 굴리지 않고 도덕적·윤리적인 품성을 갖추고 좌우에 치우치지 않는 정도(正道)를 걸어온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의 양극화가 너무 심각하다. 이같은 맥락에서 국민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대통령은 진보와 보수의 대립을 극복하여 모두가 하나 되도록 이끌어 갈 수 있는 품성을 갖춘 인물이다.

세 번째는 리더십이다. 대통령은 국가의 최고통치권자이다. 이번에는 유난히 많은 후보자들이 출사표를던지고 나섰다. 우리는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아버지가 대통령이었다고 딸까지 대통령으로 찍었던 우를 다시 범해서는 안된다. 맹목적인 투표성향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자신과 주변의 욕망을 버리되 진정 국민을 위해 나서고, 촛불민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정치·경제·사법 등 모든 면에서 새롭게 개혁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대통령을 이번에는 뽑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