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A씨는 최적화된 생체리듬에 맞추어 잠에서 깨어난다. 수면 중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3D프린터는 그에게 맞는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간밤에 충전된 무인 전기차는 A씨의 목적지를 인지하고 운전 준비를 한다. 오늘은 인공지능(AI)에 의해 분석된 방대한 양의 개인별 에너지사용 데이터를 활용하여 최적 플랫폼을 도출하는 연구회의가 있는 날이다. A씨는 아직 프로그래밍 되지 않은 영역의 의사결정을 설계하는 ‘에너지최적화 연구원’이다.

최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기술간 융합을 통해 사물과 디지털 간 경계가 없어지는 기술혁명을 의미한다. 수많은 미래학자들은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이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진행되며, 전세계 그리고 전산업을 대상으로, 전체 사회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예상하고 있다.

이전 산업혁명의 키워드를 돌이켜보면, 1차는 동력(증기기관), 2차는 전력(자동화), 3차는 디지털(인터넷)로 인해 산업혁명이 촉발돼 세상을 변화시켜왔다. 한편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주요 기술들은 앞서 예시한 2030년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3D프린팅,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생명공학, 최적화 기반 AI를 비롯해 매우 다양하며, 모두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다. 우리의 삶은 이를 통해 매우 편리해질 것이며, 더 많은 물건을,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빨리 만들어낼 수 있어 소비자는 큰 혜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축복이라고 보기만은 힘들다. 일자리 감소의 우려 때문이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은 ‘미래’ 이슈가 아니라 당장 ‘현재’의 생존 전략으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에겐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이 시점에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하버드 비즈니스리뷰 편집장은 ‘어떤 직업이 기계에 의해 사라질 것인가?’ 가 아니라 ‘기계의 도움을 받아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라 조언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IoT를 통한 빅데이터 분석은 기계가 할 일이지만,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해 어디에 활용할지 결정하는 일은 사람이 할 일이다. 우리는 이제 기계와 경쟁이 아닌 상생을 모색해야 한다. 따라서 신기술을 아우르면서 사회적인 면도 고려할 줄 아는 ‘심화 +통섭’의 인재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현재 광주·전남지역은 빛가람에너지밸리의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미래 에너지산업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이는 우리지역에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우리는 ‘지능화’라는 큰 변화의 흐름에 발맞추어 ‘에너지신산업’ 분야를 준비하고, 이에 맞는 인재를 양성해야한다. 앞서 예시한 ‘에너지최적화 연구원’은 특정 분야에 깊게 전문성을 가지면서도 또한 넓게 사고할 줄 아는 ‘T자형 인재’여야 한다. T자형 인재는 기계가 하는 일을 직접 할 줄 알면서도 기계를 활용하여 일을 쉽게 진행하고 이를 위해서 일에 대해 더 배우고 더 넓은 관점을 가져야한다.

보편화 교육 중심이 되어가고 있는 학부교육에서 깊은 전문성을 모두 확보하기는 어렵다. 학부교육에서는 전문분야를 깊게 공부할 수 있는 ‘넓은 그릇’을 만드는데 초점이 되어야한다. 이러한 취지로 올해 신설되는 동신대학교의 에너지융합대학은 전통적인 전기, 기계, 재료, IT 등의 전문성을 위한 기본 교육뿐만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맞는 모듈식 융합전공을 통해 T자형 인재 양성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1·2·3차 산업혁명 때도 ‘기계는 일자리를 없앤다’는 경고가 매번 대두되어왔다. 하지만 사라진 일자리만큼 다양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면서 논란은 불식되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될 미래는 우리 모두가 함께 준비하여야 한다. 에너지융합대학이 우리지역의 에너지밸리 활성화를 위한 인력수요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이후 사회를 준비하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