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등장하는 키팅 선생님이 학생들을 처음 만나 해주는 유명한 말이다.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말고 지금을 즐기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3년 동안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살아야했던 수험생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이기도 하다.

대학진학이라는 인생의 첫 관문 앞에서 수험생들은 많은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몸을 움직이며 운동해야 할 시간을 줄였고, 삶의 에너지가 되었을 잠을 줄였으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취미를 외면해야 했다.

심지어 밥 먹는 시간도 줄여야 했다.

하지만, 이제 수능이 끝났다. 그동안 포기했던 많은 것들을 되찾고 누리며 생활하기를 바란다.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을 누비며 축구, 농구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온몸을 땀으로 흠뻑 적셔보기도 하고 친구와 함께 운동장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경험은 지금이 아니면 다시 해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주말엔 늘어지게 늦잠을 자보기도 하고 운전면허 따기, 가족과 여행, 악기 배우기 등 평소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하지만 수능이 끝난 이후 수험생들이 주의했으면 하는 부분도 있다. 겨울이라는 계절과 함께 찾아오는 게으름이 그것이다. 평소에 비해 훨씬 많아진 시간과 자유로 인해 자칫 잘못하면 집 안에서만 소모적으로 시간을 보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어쩌면 인생에 있어 가장 여유로울 수 있는 시간을 그대로 허비해버리기에는 너무나 아깝지 않은가. 작은 일이라도 계획을 세워 꾸준하게 실천해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주었으면 좋겠다. 비록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짠 계획을 달성하게 된다면 거기에서 오는 만족감과 성취감이 클 것이다. 이는 앞으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원동력이 될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꼭 들려주고 싶은 것은 대학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해 알아보고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대학생활은 지금까지 학창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면이 있을 것이다. 그동안 공부가 조금은 수동적이고 경쟁적인 것이었다면 대학에서의 공부는 스스로 연구하여 지식의 외연을 확장시키는 공부, 학우들과 함께 협력하여 성과를 만들어내는 인간 관계 공부가 될 것이다. 따라서 그에 어울리는 능력을 키워 원만하고 즐거운 대학 생활을 영위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원하는 대학교와 학과를 빨리 결정하고 정시 입시를 대비해야 한다. 물론 모든 수험생들이 본인 스스로 만족할만한 수능 점수를 얻어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대학교와 학과는 명확히 결정해야 한다.

이번 겨울,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위해 스스로 발로 뛰자. 정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대학 입시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요즘 각 대학들은 입시 유형을 다양화시키고 있고 가군, 나군, 다군에 따라 필요한 제출 서류, 날짜, 면접 등이 달라 스스로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해당 대학 총장도 자신의 대학 입시 유형을 다 모를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각 대학의 홈페이지나 입학처를 찾아 정보를 알아내고 아울러 학교 선생님들께 꼭 조언을 구하기도 하자. 모든 선생님은 여러분을 위해 수 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주실 것이다.

이제 고 3 수험생은 새로운 시대를 창조하고 이끌어나갈 미래의 인재들이 되기 위한 시작점에 서 있다. 따라서 여러분들의 모습에서 긍정적인 에너지와 창조적 생각들이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행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현실에만 얽매여 웅크리지 말고 때로는 돈키호테의 엉뚱함으로 세상에 대해 크게 소리칠 수 있는 용기를 가지자.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그것이 관철되었을 때 여러분들은 커다란 성취감과 함께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다시 크게 심호흡을 한번 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