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청렴도 측정 결과에 따르면 전남은 종합청렴도 6.65점을 기록하여 17개 시·도 가운데 17위(5등급)를 차지했다. 2014년 13위, 지난해 16위에 이어 꼴찌의 오명을 안게 됐다. 이는 이미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해 전남은 최하위권으로 추락한 청렴도 결과를 놓고 사과문을 발표한 데 이어 고위공직자 청렴도 평가, 부패익명신고 시스템 도입, 국민권익위의 청렴 컨설팅 등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외부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고자 하는 외형적인 대응이었을 뿐 청렴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지속적인 노력과 모니터링이 취약하였다. 올해 추진했던 대책들도 사실 대부분의 광역 지자체가 이미 시행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차별점이 없다. 무엇보다 이번 조사결과는 이 같은 반성이나 대책이 실효성이 없었음을 입증한다.

청렴도는 내부 공직자와 외부 민원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와 정책고객평가 점수에 부문별로 가중치를 부여해 평균을 낸 뒤 부패사건 등 감점요인을 반영한 점수다. 전남은 내부 청렴도(7.60점)에 비해 외부 청렴도(6.97점)가 낮아 청렴도 저하의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도민이 공직자의 청렴성에 대해 갖는 불신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공사용역 관련 평가에서 공무원의 금품수수나 향응접대를 직접 경험했다는 설문 결과가 주요 요인이었다고 지적된다. 따라서 청렴도 제고를 위해서는 다양한 청렴 대책의 제시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의 부정부패 근절로 이어지지 않은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2002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청렴도 측정은 공공기관의 실제적인 부패상태를 측정하기보다는 내외부 고객들의 그 기관에 대한 부패인식을 반영하는 성격이 크다. 소속 공직자들의 분발과 노력, 정교한 프로그램 실행 여부에 따라 최하위 기관이 최상위 기관으로 청렴도가 향상된 사례도 있고 반대 경우도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특성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전남의 청렴도를 획기적으로 제고하기 위한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청렴도 성과는 결국 도지사와 간부진들의 의지에 의해 달성되는 측면이 크므로 청렴 1등 전남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반부패 메시지를 전달하고 현장 공직자들을 찾아가는 교육을 통해 청렴소통을 강화하여 청렴의식을 내면화하고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민원인과 접점이 되는 일선 공직자 중에는 아직도 청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 측정기간 중 부패사건 발생은 청렴도 저하로 직결되므로 부패예방 시스템과 모니터링을 철저히 가동해야 한다. 아직도 현장에서는 산하기관 인사개입, 공사관리 등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민원인의 외부청렴도 평가는 공직자의 친절도, 업무추진에 따른 만족도가 투사되어 응답될 가능성이 크므로 민원 부서의 친절도와 고객만족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청렴도 제고의 집중적인 목표관리를 위해 콘트롤 타워 조직이 확립되어야 한다. 안이함 탈피와 전문성 강화를 위해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청렴 거버넌스 구성이 필요하다. 아울러 청렴도 제고는 담당 부서만의 일이 아니라 도청 공직자 전원이 팀워크를 발휘할 때 달성이 가능한 목표이므로 2017년 초부터 청렴 붐업을 일으키고 공감대 확산을 위한 변화관리 차원의 프로그램 실행이 요청된다.

목민심서의 고향이자 나라의 으뜸이었던 호남 청백리의 전통이 서린 전남은 언젠가 반드시 대한민국 청렴수도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청렴도 제고를 위한 노력은 호남의 자부심을 되찾는 의미도 있지만 지속적인 국내외 기업유치와 예산확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인프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