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힘들다는 농사를 짓는다. 우리의 목숨이니까. 여든여덟 차례의 손이 간다는 쌀 한 톨! 짓기도 힘든데 요즘은 팔기도 힘들다. 농사를 지을 때 드론을 써서 일손을 덜고, 쌀을 팔 때 클라우드(혹은 빅데이터)를 써서 판매 안정을 이루면 어떨까? 이미 농사에 활용되는 ‘드론 농사’가 옛날처럼 풍년 기약 농악과 어울려 관광화가 되어도 즐겁겠다. 농사를 즐겁게 짓고, 판매까지 예약하는 이른바 농사와 관광과 유통의 융복합이겠다.

드론은 작은 로봇 비행기로 레저에서 비롯하였는데 농사에도 쓰이기 시작했다. 사람의 발이 닿지 못하는 험한 곳의 촬영 등에도 쓰여 우리의 실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클라우드는 정보 저장 공간으로 많은 자료를 축적 구분 정리해 둘 수 있다. 빅데이터는 재료의 쓰임이나 종류, 재고도 한 눈에 보도록 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계층, 소비시기, 판매처 등도 분석할 수 있다.

드론이나 클라우드 그리고 빅데이터가 산업에 접목되기 시작했고, 그 효과가 엄청남을 사람들은 느낀다. 현재 드론이나 클라우드, 빅데이터 활용에는 많은 비용이 들고, 유지관리가 몹시 힘들다. 공공기관에서 힘을 보태야 하고, 제도로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2015년 3월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클라우드 발전법(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은 공공기관이 클라우드를 쓰도록 권장하는 제도인데 앞으로는 권장에서 그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클라우드 발전법은 공공기관이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클라우드와 빅데이터가 경영개선과 생산성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다른 산업과 연계하기도 쉽다. 농사를 짓는다는 단순한 노동이 토양을 분석하여 알맞은 씨앗을 뿌리고, 적합한 농법을 활용하며, 생산된 농산물의 판매까지도 설계할 수 있다.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활용의 파급력 또한 엄청나다. 여러 노동 현장의 조건을 분석하여 업무환경을 개선하고 심지어는 산업체질까지도 바꿀 수 있다.

광주시 광산구에서는 이미 사물인터넷(IoT, 사물에 센서와 통신기능을 연결)이나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전력(AMI망·스마트그리드 원격검침 인프라)과 힘을 보탠 사업으로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준다. 스마트밴드를 통해 맥박 등 건강을 점검할 수 있고, 가정에 광센서를 두어 전기를 쓰지 않거나 어르신의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119와 협의하여 도움을 줄 수 있다.

광산구의 시범사업은 공공기관(한전·광주시)의 클라우드(정보 구축)와 사물인터넷(정보 활용)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스마트밴드나 광센서를 개발하는 업체를 활성화시키기도 하고, 그러한 산업발전을 앞당겨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도 만든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은 우리 조상들이 천하의 근본(農者天下之大本)으로 여겼던 농사처럼 앞으로 우리 생활의 근본임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융복합’이 생활과 산업화의 발판이란 뜻이다. 목숨 줄이 되어온 농사처럼 ‘융복합’ 또한 우리 미래의 목숨 줄이다. 그러한 융복합을 가업(家業)으로 삼으려 한 ‘최순실 게이트’의 탐욕 앞에 우리 삶의 미래 발판인 융복합이 힘없이 무너질까 걱정된다. 농사를 버릴 수 없듯이 우리의 목숨이 될 융복합 또한 버릴 수 없는 미래의 먹을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