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 언론을 통해 접한 광주시 조직개편의 일부 내용은 지역 도시건축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 증진에 앞장서고, 쾌적한 도시 및 건축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우리 광주 건축계의 모든 전문가들에게 우려감을 표하게 했다.

그 내용은 광주시청 도시재생국내 ‘도시디자인과’와 ‘도시재생과’를 ‘도시재생정책과’로 통·폐합한다는 내용으로 통합부서의 명칭만 보더라도 ‘도시디자인’의 중점이 아닌 ‘도시재생’이라는 타이틀 중심의 정책기조를 읽을 수 있었다.

물론 날로 증가하고 있는 낙후된 구도심 활성화를 비롯한 원도심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도시재생’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그간 우리 광주를 문화중심도시이자 인본디자인도시로서 전체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는데 중점적인 역할을 해오며 밑그림을 그린 것이 ‘도시디자인’ 전담부서였다고 본다.

특히 도시디자인과는 도시경관 형성과 공공디자인의 질적향상을 통해 광주의 정체성을 찾고 도시의 격을 높이는 데 주목적이 있다면, 도시재생과는 도시정비사업과 도시재개발을 주업무로 하는 부서로 그 성격과 목적이 달라 통폐합으로써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된다.

또한, 도시는 단순히 그 도시 사람들이 살아가는 장소로서만이 아닌 다른 외부에서 오는 사람들이 소비하고 관광하는 자원으로서 그 중요성이 있는데, 그러한 관점에서 광주를 보고 느끼는 디자인의 요소를 컨트롤하는 중추적 역할을 과연 어디에서 해나가야 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

가까운 일본 요코하마의 경우 1970년대 초부터 도시디자인팀을 구성하여 40여년 넘게 일관적인 도시디자인 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 그 결과 지금은 한해 10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도시디자인을 이룰 수 있었음을 우리는 교훈 삼아야 한다.

그동안 광주시의 도시디자인과가 추진해온 인본디자인 개선사업을 비롯하여, 경관개선사업, 공공디자인 사업 등은 단기간에 나올 수 있는 성과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간 지속성을 갖고 유지시켜야 한다.

특히 타시도 사례에서 7개 특·광역시에 도시디자인업무를 추진하는 부서가 독립적으로 설치되어 있음을 보더라도 도시디자인업무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업무임을 잘 알 수 있다.

이 밖에 도시디자인 부서와 연계한 디자인 전문가인 건축인들의 활용에 대해 인식해야 하는데 서울시와 부산시가 시행하고 있는 공공건축가제도는, 거대한 도시에 일관적이고 지속적인 디자인 정책을 설정하여, 공공건축물과 정비사업의 계획 및 설계 단계에서 건축전문가를 투입해 공공성을 높이고 도시경관과 어울리는 건축문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이와 같은 공공건축가제도는 가까운 일본을 비롯하여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이미 보편화 되어 있다.

지난 10월 27일 조선대학교에서 광주시 주최로 진행된 ‘2030년 광주도시기본계획(안)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여한 적이 있다. ‘2030년 광주도시기본계획(안)’은 기본계획 단계부터 청소년들을 포함한 일반시민들의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민참여단’을 구성하였고, 시민들이 제시한 미래상과 계획 목표가 수립되어 현실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계획지원단’을 구성하는 등 전체적으로 시민 주체의 도시기본계획안이 수립될 수 있도록 수많은 고심과 노력의 흔적들이 보였다.

그 도시기본계획(안)에서 도시경관계획 등 도시디자인과 연계한 여러 정책을 볼 수 있었고, 그러한 도시계획을 통해 2030년에 즈음에는 150만 광주 시민들 전체의 삶의 질과 수준을 높이게 할 것이라는 확신과 기대를 가지게 했다.

도시디자인은 단순히 도시경관을 바꾸는 것이 아닌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지속적으로 도시를 변화시키고, 시민들의 생활 변화를 유도하는 아주 중요한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성을 갖고 추진해야할 담당과를 통폐합하고 업무를 축소하는 것은 ‘꿈꾸는 문화도시’라는 시정목표와도 맞지 않는 정책이다.

원칙과 일관성 없는 정책시행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될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