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하늘이 낸다. 백성의 마음이 곧 하늘이다. 요즘 성난 민심은 대통령 하야를 외친다.

오늘과 내일이 불투명한 혼돈에 쌓여 있다. 세계인 앞에 비춘 우리나라는 망신과 조롱의 모습이다. 왜 이러한 사태에 이르게 되었는가? 어리고 젊은 청소년들 외에는 아무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 씨 가족이 40년 전에 벌렸던 행각이 꾸준히 언론과 정치권에서 제기돼 왔는데, 왜 재발을 막지 못했는가? 일이 이미 재발되고 난 후에 옛날 일을 들추어 본들….

우리 국민의 교육수준은 세계 정상급인데, 정치인이 4류 저질의 행태를 꾸준히 보여왔고, 지금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따라서 성난 민심이 가라앉는다면, 다시 제자리걸음으로 회귀하지 않겠는가? 우리 국민은 보수 혹은 진보 정당이 내놓은 정강에 어떤 가치를 느끼지 못한 채 선거에서 선택을 강요받아 왔을 따름이다. 지난 선거에서는 북한의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포격에 따른 내부 여론상의 잡음이 종북 문제, 국정원 댓글 등과 맞물려 보수정당의 문제점에 반신반의하면서도 표를 주었던 것이다. 북한의 대(對)한국 기본전략이 불변인데, 이에 대한 우리 역대 정권의 약방문은 사실상 무의미 자체였다. 평화상을 받을 만한 성과가 있었는가? 이후 진보정권도 퍼주기 식 대북정책이었다는 비판이 그치지 않는다. 다음 보수정권에서도 북한 무력도발에 속수무책이었고,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정당성 논란이 이어져 왔다.

이번 국정농락 사태에 대해 얼마 전 까지 그토록 떠들어댔는데도 조용했던 검찰이었다. 국민의 분노가 행동으로 옮겨지자 그들이 이제야 내놓는 칼날이 부끄럽지 않는가? 검찰은 먼저 반성문을 내놓은 후 엄정히 앞으로 나가 주기를 바랄 뿐이다. 또한 정치인들은 누구보다도 크게 반성해야 한다. 많은 특정 정치인들의 금전관계는 항상 석연치 않다. 정황은 확실한데, 결정적 증거 미비로 무죄방면이 다반사였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분노했고, 국가 품격의 추락에 부끄러움을 금치 못했다. 이번에는 국가 최고 권력마저 검찰이나 특검 앞에서 이런 모습(모른다, 아니다, 기억나지 않는다)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자랑스러웠던 우리나라가 최고 권력 측근의 농락으로 한없이 추락해 부끄러운 나라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성난 민심의 분출로 100만인이란 유례없는 대규모 시위에 나섰지만, 비폭력 평화적 집회를 깨끗이 마무리한 저력을 보였기에, 그래도 우리의 내일에 밝은 희망이 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요즘 국민 앞에 선 대권 후보들이란 도대체 어떤 인물들인가? 말 잘하거나 무리를 많이 거느리고 있어서인가? 선거판에 많이 기웃거렸다는 성적인가? 말 없지만 그 정도의 사리판단 잘하는 인재는 우리나라에 널려 있다. 시장판에 가서 악수하고, 대학교에나 들락거리면서 하찮은 설법이나 늘어놓는 아류가 되지 말기를 희망한다. 아무리 보아도 그들의 경륜에서 국가의 미래를 맡길만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헌정 중단, 차기 선거 준비 등 국정의 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결코 서둘지 말고 우리 국가, 우리 사회의 치부를 면밀히 분석 판단하고, 우리의 자랑스러운 품성과 전통과 역량을 되살릴 수 있는 미래 비전을 찾아 세우자! 이를 말 많고, 미래가치관이란 찾기 힘든 정치인들에게 맡기지 말고, 일반시민의 현명함이 분출돼야 한다. 권력과 돈과 명예를 탐하지 않는 불특정 다수의 뜻있는 지성인들이 참신하고 진솔한 의견을 많이 내줄 것을 제안한다. 호소한다. 빅데이터 지능정보 시대에 사는 우리는 많은 의견을 모아, 유가치한 대안을 반드시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