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한 아시아문화학회 회장]전당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언
2016년 12월 01일(목) 00:00 가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지난 11월 25일로 개관 1주년을 맞았다. 문화전당처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해외 유수 문화도시들의 문화 인프라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식이 종종 들린다. 거대한 문화 인프라의 조성을 통해 도시융성의 전략을 세웠던 문화도시들이 벌써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칭송받았던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은 미술관 프로젝트로 인해서 바스크 주 정부에 2억4000만 달러의 재정의 감소를 안겨주었다. 미술관의 개관으로 만들어진 일자리도 900 여 개에 불과했다. 1994년에 개관한 영국 셰필드의 전국대중문화센터 역시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출범했다.
하지만 센터의 관람객 수는 예상 수치의 25%에도 이르지 못했고 그 결과 1년을 못 넘기고 문을 닫고 말았다. 독일 라이프치히 예술박물관 역시 장밋빛 전망과 함께 출발했다. 하지만 개관 이후 관람객은 급감했고 그 결과 폐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도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추진되었던 문화 인프라의 위기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바로 외부로부터의 충격이나 압력에 혁신적인 방법으로 스스로 조직을 꾸려나갈 수 있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능력이 바로 ‘자기 조직화’(self-organisation)이며 세 가지 핵심 요건으로 구성된다.
첫째 요건은 ‘지적 상호작용’(knowledge)이다. 문화시설의 정체성과 비전, 동기부여, 방향설정을 정립하기 위한 지적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함을 말한다. 프랑스 릴의 메종폴리는 ‘플랑드르 문화’의 전망대, 마르세유의 MuCEM(유럽 지중해 문명 박물관)은 남유럽(지중해 문명과 문화)의 창이라고 하는 구체적인 정체성과 비전, 방향을 지적 상호작용을 통해 확정했고 두 문화시설은 정체성과 비전을 잘 담아내고 있다.
반면에 ‘아시아문화의 창’을 표방하고 있는 전당은 아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방향설정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거대한 아시아의 범주를 어디까지 정하고 다룰 것이며 그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해결하기 위해 전당은 두고두고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요건은 ‘휴먼웨어의 힘’이다. ‘지적 상호작용’의 결과인 정체성과 비전을 콘텐츠와 프로그램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전문 운영인력이 많아야 함을 의미한다. 마르세유(인구 86만 명)의 MuCEM은 국가 박물관으로 전문 운영인력 123명(정규직)에 이른다. 이들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중해 국가들의 핵심의제인 환경과 물, 문화 관련 다양한 전시와 토론과 포럼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의 소장 작품의 관리와 전시, 관람객의 안내는 전문 인력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만큼 방문객의 만족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에 규모 면에서 MuCEM(4만4000 ㎡)의 3.6배가 넘는 전당(16만 ㎡)의 전문 운영인력은 150명(아시아문화원 정규직 90명 정도·비정규직 10여명·국립아시아문화전당 50여명)에 불과하다. 문화전당의 구성원이 문화부 소속 행정공무원임을 감안할 때, 실제 전문운영인력의 숫자는 10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5개원의 콘텐츠와 프로그램의 운영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로 전당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꼭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이기도 하다.
세 번째 요건은 예산 즉 ‘펀드’(stock)이다. 자기조직화에서 예산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펀딩소스의 확보는 문화시설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하는 핵심 기반이 된다. 여기서 문화시설이 펀딩소스를 다양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느냐가 관건이 된다. 펀드레이징의 명분과 실리가 되기 때문이다. 영국의 ‘밀레니엄 2000프로젝트’(핵심 프로젝트:테이트모던 갤러리의 설립과 운영)의 재원확보 방안으로 활용한 펀딩소스의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국정부는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펀딩소스로 문화예술복권인 내셔날 로또(국민복권)를 발행, 복권판매금액의 50%는 복권당첨금지급에, 28%는 공익목적사업 등에 사용되었다.
특히 특수 공익목적사업 사용내역 중 20%는 밀레니엄 2000프로젝트에 할당되었다고 한다. 전당 역시 펀딩소스를 다양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 전당의 핵심 콘텐츠의 확보가 중요한 이유는 모객 때문에도 중요하지만 향후 전당의 펀드레이징의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2020년 4월이면 문화전당의 운영의 책임은 아시아문화원으로 이양된다. 다시 말해서 전당의 법인화가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지금도 허덕거리는 전당이 3년 4개월 후 법인화와 함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자기조직화의 능력을 갖출 수 있을까? 세계적 문화 인프라들의 성공과 실패는 자기조직화의 능력의 유무에서 유래하며 문화도시 성장론의 위기도 그 궤를 같이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칭송받았던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은 미술관 프로젝트로 인해서 바스크 주 정부에 2억4000만 달러의 재정의 감소를 안겨주었다. 미술관의 개관으로 만들어진 일자리도 900 여 개에 불과했다. 1994년에 개관한 영국 셰필드의 전국대중문화센터 역시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출범했다.
도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추진되었던 문화 인프라의 위기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바로 외부로부터의 충격이나 압력에 혁신적인 방법으로 스스로 조직을 꾸려나갈 수 있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첫째 요건은 ‘지적 상호작용’(knowledge)이다. 문화시설의 정체성과 비전, 동기부여, 방향설정을 정립하기 위한 지적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함을 말한다. 프랑스 릴의 메종폴리는 ‘플랑드르 문화’의 전망대, 마르세유의 MuCEM(유럽 지중해 문명 박물관)은 남유럽(지중해 문명과 문화)의 창이라고 하는 구체적인 정체성과 비전, 방향을 지적 상호작용을 통해 확정했고 두 문화시설은 정체성과 비전을 잘 담아내고 있다.
두 번째 요건은 ‘휴먼웨어의 힘’이다. ‘지적 상호작용’의 결과인 정체성과 비전을 콘텐츠와 프로그램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전문 운영인력이 많아야 함을 의미한다. 마르세유(인구 86만 명)의 MuCEM은 국가 박물관으로 전문 운영인력 123명(정규직)에 이른다. 이들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중해 국가들의 핵심의제인 환경과 물, 문화 관련 다양한 전시와 토론과 포럼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의 소장 작품의 관리와 전시, 관람객의 안내는 전문 인력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만큼 방문객의 만족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에 규모 면에서 MuCEM(4만4000 ㎡)의 3.6배가 넘는 전당(16만 ㎡)의 전문 운영인력은 150명(아시아문화원 정규직 90명 정도·비정규직 10여명·국립아시아문화전당 50여명)에 불과하다. 문화전당의 구성원이 문화부 소속 행정공무원임을 감안할 때, 실제 전문운영인력의 숫자는 10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5개원의 콘텐츠와 프로그램의 운영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로 전당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꼭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이기도 하다.
세 번째 요건은 예산 즉 ‘펀드’(stock)이다. 자기조직화에서 예산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펀딩소스의 확보는 문화시설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하는 핵심 기반이 된다. 여기서 문화시설이 펀딩소스를 다양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느냐가 관건이 된다. 펀드레이징의 명분과 실리가 되기 때문이다. 영국의 ‘밀레니엄 2000프로젝트’(핵심 프로젝트:테이트모던 갤러리의 설립과 운영)의 재원확보 방안으로 활용한 펀딩소스의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국정부는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펀딩소스로 문화예술복권인 내셔날 로또(국민복권)를 발행, 복권판매금액의 50%는 복권당첨금지급에, 28%는 공익목적사업 등에 사용되었다.
특히 특수 공익목적사업 사용내역 중 20%는 밀레니엄 2000프로젝트에 할당되었다고 한다. 전당 역시 펀딩소스를 다양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 전당의 핵심 콘텐츠의 확보가 중요한 이유는 모객 때문에도 중요하지만 향후 전당의 펀드레이징의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2020년 4월이면 문화전당의 운영의 책임은 아시아문화원으로 이양된다. 다시 말해서 전당의 법인화가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지금도 허덕거리는 전당이 3년 4개월 후 법인화와 함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자기조직화의 능력을 갖출 수 있을까? 세계적 문화 인프라들의 성공과 실패는 자기조직화의 능력의 유무에서 유래하며 문화도시 성장론의 위기도 그 궤를 같이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