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간을 거슬러 원시부족시대로 시간탐험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 현재의 국가정책운영이 그렇다는 것이다. 마치 양파를 까듯이, 국가정책 의사결정시스템의 사유화와 국가 예산권에 대한 ‘최순실 무리들’이 저지른 전횡의 전말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국민들이 알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 지역과 관련된 국가정책 사안에 대한 많은 의혹들의 실체와 진실들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우리 지역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아시아문화전당 운영 및 사업 예산에 대한 의혹들이 최순실의 농단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확정해 국회 심의에 들어간 내년도 문화전당 예산은 680억원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통합사업’, ‘문화창조센터 건립’ 등 모두 12건 사업에 1796억원의 예산이 편성되었다.

‘문화창조센터 건립’은 현 정권의 막강한 지원 아래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사업으로 확대되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사업은 올해 904억원, 내년에는 41%가량 증가한 1278억원이 편성돼 있으며, 2020년까지 77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사실 이러한 사업들은 사업의 성격상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실행해야 할 사업들이다.

하지만 현 정부에 들어서면서 이런 중첩적 문화수행기관과 문화정책사업들이 만들어짐으로써 혈세의 중복 예산적 성격으로, 국가예산낭비와 국가문화산업에 혼선이 초래되었던 것이다.

또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기능을 무력화하고 왜곡시켜버린 계기가 되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광주에 장소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사업수행 중심기관이다. 명칭 그대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다. 정권이 달라지면 마치 일개 자치단체기관으로 변해버리는 그런 기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국가예산의 효율성 차원에서도 성격이 유사한 문화기관 설립과 문화사업의 진행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성이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최순실 게이트’ 관련 731억원을 삭감하는 예산 조정안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예산심사소위에 제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문화전당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의심받는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예산이 가장 많이 줄었다. 문화창조벤처단지 구축과 문화창조융합벨트 글로벌 허브화 사업을 각각 145억원씩 삭감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지역 확산 역시 81억원 줄였다. 또 35억원 규모의 문화창조융합벨트 전시관 구축 사업 등은 폐지 의견을 제출했다. 13억원 규모의 K스타일 허브 사업 역시 전액 삭감했다.

하지만 아직은 이런 삭감된 예산들을 어디에 써야할지 아직 미확정인 듯하다. 이런 예산은 당연히 원래의 자리에 가져다 놓아야 할 것이다. 한정된 정부 예산을 두 개의 대형 사업이 나눠가지면서 상대적 피해를 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삭감된 예산을 반드시 제자리로 돌려 놓아야 한다.

이제라도 국가 예산의 절차적, 실체적 정당성을 찾아야 한다.

국회의 철저한 심의를 기대하며, 지역의 정치력을 발휘하여 마땅히 지켜야 할 지역 예산들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우리 국민들이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는, ‘국가 정의와 사회 정의’가 바로 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