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열 광주시 북구 문흥동]바람만이 아는 대답
2016년 11월 04일(금) 00:00 가가
2016년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한국의 고은 시인도 아니었고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아니었습니다. 예상을 깨고 미국의 싱어송 라이터이자 화가이며 시인이기도 한 밥 딜런(Bob Dylan)에게로 돌아갔습니다. 밥 딜런에게 노벨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한 스웨덴 한림원은 선정 이유에 대해서 “위대한 미국 음악의 전통 속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냈다”고 밝혔으며 밥 딜런은 “귀를 위한 시를 쓴다”면서 “그의 작품은 시로 옮겨놔도 완벽하다”라고 했습니다. 그의 노랫말은 사회, 철학, 문학적 성찰을 담아내고 있으며 인간의 깊은 내면을 자신만의 시각을 통하여 음악으로 탐구하고 있어 ‘음유시인’이라는 찬사를 받아 왔습니다.
2004년 뉴욕타임스는 밥 딜런의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올해의 최고의 책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자서전에서는 모더니즘 시인 에즈라 파운드, T. S. 엘리엇, 상징주의 작가인 허먼 멜빌 등 그가 접했던 작가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으며, 밥 딜런의 문학적 깊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에 근거해서 앨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노래에 가장 적합한 가사를 얻기 위해서 뉴욕 공공도서관에 틀어박혀 신문을 미친 듯이 읽어가기도 했습니다.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서 세계 문학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와 환영의 목소리가 혼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우리에게도 ‘트레인 스포팅’으로 잘 알려진 스코틀랜드의 소설가 어빈 웰쉬는 밥 딜런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대해서 “나도 딜런 팬이지만, 이것은 노쇠하고 영문 모를 말을 지껄이는 히피의 썩은 내 나는 전립선에서 짜낸 노스탤지어의 상”이라고 신랄하게 비꼬았습니다.
반면에 인도 출신 영국 소설가 샐먼 루시디는 “그리스 신화의 오르페우스부터 노래와 시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왔다. 딜런은 음영(吟詠) 시인 역사의 찬란한 상속인”이라며 딜런의 수상을 전폭적으로 환영했다.
노벨문학상은 반드시 정통파 문인들이 받아왔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1953년, 당시 노벨 문학상 후보로는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비롯하여, 시인인 로버트 프로스트, 등이 있었지만 쟁쟁한 후보들을 모두 제치고 정치가인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이 받았으며, 작년에는 논픽션 저널리스트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겪은 벨라루스 사람들의 감정과 발언, 전쟁 경험자들의 인터뷰를 정리한 논픽션 ‘체르노빌의 목소리’가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노벨문학상을 수상 하였습니다.
이 같은 사례로 볼 때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된 것을 이례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사람들은 대중가수가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된 것에 대해서 이례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밥 딜런은 1941년생 75세로 고향은 미네소타주 덜루스이며 러시아계 유대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본명은 로버트 앨런 지머맨(Robert Allen Zimmerman)이었지만 스코틀랜드 시인 딜런 토머스를 좋아해서 이름까지 밥 딜런으로 개명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1960년대부터 저항음악의 상징으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인종 차별 반대, 반전, 반핵 등 정치적이고 사회성 짙은 음악을 끊임없이 발표하며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습니다. 그의 대표곡 중에 “바람만이 아는 대답 (Blowin’ In The Wind)”과 “Knockin’ on heaven’s door”는 저항과 자유 그리고 평화를 노래하는 음유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 봐야/ 진정한 인생을 깨닫게 될까/ 흰 비둘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 백사장에 편히 쉴 수 있을까/ 전쟁의 포화가 얼마나 많이 휩쓸고 나서야/ 영원한 평화가 찾아오게 될까/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어/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다네…”
반전과 반핵, 자유와 평화를 노래하는 가수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는 이 시점에 대한민국은 문화 예술계 ‘블랙 리스트’ 파문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내용인즉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야당 후보를 지지했거나 세월호 관련 시국선언에 참여하고 세월호법 정부 시행령 폐지 촉구 선언에 동참한 문화예술인 9400여 명의 명단이 있다고 합니다. 이들에게는 공연장 대관이 거절되기도 하고 정부의 각종 지원이 끊기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세월호는 바닷속에 있고 진실도 함께 침몰해 있는데 말입니다. ‘문화융성’을 외치면서도 문화예술인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습니다. 시계를 한참이나 거꾸로 돌려놓은 것 같은 시대착오적 발상입니다.
작금의 우리 현실을 밥 딜런이 목도한다면 이렇게 은유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입이 있어야/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까/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어/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다네”라고 말입니다.
노벨문학상은 반드시 정통파 문인들이 받아왔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1953년, 당시 노벨 문학상 후보로는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비롯하여, 시인인 로버트 프로스트, 등이 있었지만 쟁쟁한 후보들을 모두 제치고 정치가인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이 받았으며, 작년에는 논픽션 저널리스트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겪은 벨라루스 사람들의 감정과 발언, 전쟁 경험자들의 인터뷰를 정리한 논픽션 ‘체르노빌의 목소리’가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노벨문학상을 수상 하였습니다.
이 같은 사례로 볼 때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된 것을 이례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사람들은 대중가수가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된 것에 대해서 이례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밥 딜런은 1941년생 75세로 고향은 미네소타주 덜루스이며 러시아계 유대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본명은 로버트 앨런 지머맨(Robert Allen Zimmerman)이었지만 스코틀랜드 시인 딜런 토머스를 좋아해서 이름까지 밥 딜런으로 개명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1960년대부터 저항음악의 상징으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인종 차별 반대, 반전, 반핵 등 정치적이고 사회성 짙은 음악을 끊임없이 발표하며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습니다. 그의 대표곡 중에 “바람만이 아는 대답 (Blowin’ In The Wind)”과 “Knockin’ on heaven’s door”는 저항과 자유 그리고 평화를 노래하는 음유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 봐야/ 진정한 인생을 깨닫게 될까/ 흰 비둘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 백사장에 편히 쉴 수 있을까/ 전쟁의 포화가 얼마나 많이 휩쓸고 나서야/ 영원한 평화가 찾아오게 될까/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어/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다네…”
반전과 반핵, 자유와 평화를 노래하는 가수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는 이 시점에 대한민국은 문화 예술계 ‘블랙 리스트’ 파문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내용인즉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야당 후보를 지지했거나 세월호 관련 시국선언에 참여하고 세월호법 정부 시행령 폐지 촉구 선언에 동참한 문화예술인 9400여 명의 명단이 있다고 합니다. 이들에게는 공연장 대관이 거절되기도 하고 정부의 각종 지원이 끊기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세월호는 바닷속에 있고 진실도 함께 침몰해 있는데 말입니다. ‘문화융성’을 외치면서도 문화예술인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습니다. 시계를 한참이나 거꾸로 돌려놓은 것 같은 시대착오적 발상입니다.
작금의 우리 현실을 밥 딜런이 목도한다면 이렇게 은유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입이 있어야/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까/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어/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다네”라고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