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은행 책임자가 TV에 나와 광주은행이 지방은행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면서 한국화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을 본 적이 있다. 대단히 반가운 말로 몇 가지 느낀 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무등산 증심사지구로 올라가면 광주시에서 건립한 전통문화관이 있다. 여기에는 여러 채의 한옥이 있는데 옛 호남은행을 경영했던 영암 출신 현준호 선생이 지은 현준호 제각도 포함돼 있다. 동구 학동 삼거리(현 아남아파트)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아파트 붐 때문에 보존되지 못하고 철거될 처지에 놓여 있었다.

당시 광주은행에서 귀중한 문화유산을 버리면 안 된다고 판단, 광주시와 협의하여 화순으로 옮겨 놓았다가 증심사지구 개발 당시 현재 전통문화관으로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 자세히 모르지만 현준호 선생이 운영했던 호남은행이 이 지역 지방은행의 역할을 하였기 때문에 광주은행이 그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차원에서 많은 돈을 들여서 옮겼을 것이다. 당시 정태석 광주은행장은 필자에게 “지방은행의 역할 내지 해야 할 의무를 한 것”이고 말했다.

호남 지역이 한국화의 본고장으로 오랜 전통이 있지만 시대 흐름에 따라 한국화의 보존발전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광주은행이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은 아주 시의적절하고 올바른 판단을 한 것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전통문화관 입구에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고 쓰여 있다. 옛 것을 거울삼아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뜻 아니겠는가.

우리 호남은 훌륭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이를 계승 발전시키는 데 앞장 선 선대들의 역할에 비해 현세들은 미약하다고 생각한다.

광주은행이 지역발전에 기여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은행의 성장과 비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이 본인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은행 이익의 몇 퍼센트를 지역에 환원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다.

이왕이면 광주은행이 많은 금융기관 중에서 선도적인 은행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한국화 발전에 통 크게 투자하고 이로 인해 또 큰 과실을 거뒀으면 한다. 더 나아가 한국화뿐만 아니라 한국학에도 관심 가져주면 더욱 국가와 사회에서 환영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