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방자치가 1991년에 부활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지방의 자율성 증대와 창의적이고 민주적인 행정수행 등 긍정평가와 함께 개선해야 할 요소가 많다는 지적이 있다.

우선, 지방의원들은 올해 연평균 광역이 5672만원, 기초가 3767만원의 의정비를 받는데도 추가로 의원 보좌관을 요구하고 있다. 주로 야간 의회에서 활동하는 외국의 무보수명예직과는 비교되고 있다. 지방 살림의 감시보다는 이권개입으로 당선무효 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한 중앙정부와 정치의 간섭을 받거나 인사, 입찰비리 등에 휘말려 중도 하차하는 것을 많이 봐 왔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해당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근본적인 논의와 해결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한국의 토착적인 행정이론 정립이 시급하다. 미국 등에서 도입된 정치·행정 이원론, 일원론, 공공선택이론 등인데 우리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온 왕권 견제제도와 합의제 정부, 실학사상 등 우리의 전통 정치문화 계승, 통일을 대비하는 한국의 여건에 맞는 새로운‘지방행정학’이론이 필요하다.

둘째, 우리는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이고 중앙집권적 요소가 많은데, 정부와 의회는 대립형 형태(별도 선출, 구성)를 띠고 있어 중앙, 지방할 것 없이 여-야 또는 중앙-지방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앙의 인사, 재정, 사무 등 권한의 대폭적인 지방이양이 시급하다. 국가 권력형태를 내각책임제, 준대통령제, 기관연합형태(의회가 단체장, 집행부 겸직) 등에서 장점을 살리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최근 제기되는 정부행태 개편과 개헌 논의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셋째,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소속 행정기관의 공적 신분(행정가)이면서 정당 소속(정치가)의 2중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엄격한 견제와 감시가 절실하다. 정실인사, 공사입찰 등 개입을 통제하기 위해 부단체장의 역할 강화(업무분담 법제화) 또는 내부 견제제도 도입, 주민과 전문가가 참여한 지역의 정책결정과 공약실적 평가, 주민참여 내실화 등 보완이 시급하다.

넷째, 지방선거는 정당의 공천을 받아야 하므로 정당과 그 지역 출신 국회의원에 예속되고, 돈이 많이 드는 선거라는 지적이 많다. 실력 있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쉽게 정치에 입문할 수 있도록 정당공천제를 추천제로 전환 등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다섯째, 지방의 재·보궐 선거는 상당기간 궐석 상태와 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문제가 있고 원인 제공자의 친인척이 입후보하여 당선되는 모순이 있다. 예컨대, 미국처럼 당해 지방선거의 차점자를 ‘당선 승계’하는 방안을 확대·도입해 볼만하다.

오늘날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지방이 살아야 국가도 튼튼해질 것이다. 행정도, 정치도, 사회도, 우리 모두도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은 역사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