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선 광주비엔날레 사무처장] 광주비엔날레서 상상의 기후대(氣候帶)를 만나세요
2016년 08월 29일(월) 00:00 가가
어렸을 때 ‘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동화를 읽은 적이 있다. 엄마를 찾아가는 주인공의 여정이 무척 안타까웠고 슬픈 사연이 많아 눈물 흘리며 읽었다. 그 내용은 1882년경 이탈리아 제노바에 살고 있는 마르코의 이야기인데 집안이 가난하여 엄마가 아르헨티나로 가정부 일을 하러 떠나 소식이 끊기자 주인공인 마르코가 엄마를 찾아 멀고 먼 아르헨티나로 가서 천신만고 끝에 엄마를 만나 이탈리아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이때 필자가 이야기 굽이굽이마다 안타깝고 슬픈 감정을 느낀 것은 다른 어린이들과 다른 바가 없었지만 아르헨티나라는 국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60년대 중반에 어린 필자가 알기에 “이탈리아도 잘 사는 나라인데 지구상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아르헨티나라는 국가는 얼마나 잘 살기에 이탈리아 사람이 가정부를 하러 떠나는가?”라는 의문이었다.
대학을 가고 사회과학 공부를 하면서 그 의문은 어느 정도 풀렸다. 아르헨티나는 사르트르가 20세기 최고의 성인이라 불렀던 체 게바라의 나라였고 한 시대를 풍미한 해방신학의 발상지였으며 20세기에 발생한 새로운 사상 스무 개 중 하나를 차지한 페론이즘의 나라였다. 그리고 별로 잘 살지 못하며 새로운 희망도 찾기 힘든 나라였다. 그 잘살던 아르헨티나가 왜 이렇게 됐을까! 경제발전 정책을 잘못 계획하고 시행한 탓도 있지만 문제는 불안정한 정치체제 때문이었다.
독일과 프랑스의 교통의식을 보면, 프랑스 사람들은 차를 운행할 때 사람이 없으면 빨간 불의 교통신호일지라도 구애받지 않고 그냥 진행하지만 독일 사람들은 빨간 불일 때는 무조건 멈춘다고 한다. 여기에서 프랑스보다는 독일의 교통질서가 훨씬 예측 가능하며 이로부터 독일은 사회질서가 상호신뢰하기 좋도록 갖추어져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독일의 경제력은 유럽을 가보지 않고 뉴스를 통해서 접해 봐도 EU내에서 매우 막강함을 알 수 있다. 결국 경제는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고 정치와 사회부문과 관련이 있다.
어찌 경제발전뿐이겠는가. 우리 인간은 초월적 존재가 아니기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의 존재와 운용의 이치를 알 수 없다. 이를 외적 초월이라고 한다면 마음속으로 남을 포용하는 것을 내적 초월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을 비워내고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 타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통한 포용으로써 어느 정도 내적 초월을 이룰 수 있다.
인간은 내적 초월을 위해서 문화적이어야 하며 예술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어느 사회의 정체성은 정치나 경제보다는 이를 반영한 문화로 규정 지워지고 예술은 문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포용을 위해서는 이해가 전제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사실 유럽의 르네상스가 예술로써 완성되고 후세에 전달되었으며 일본도 근대화 과정에서 예술로써 자신들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定義)해가며 서구화를 추진하였다. 예술은 과거의 자기 자신을 끝없이 탐구하며 정의하고 표현하고 미래의 청사진을 은연중에 펼쳐내기 때문이다.
비엔날레는 국제규모의 실험적 현대미술전이다. 그러한 비엔날레가 광주에서 열리기 시작한 지 21년이 되었다. 그동안 끊임없이 실험적 예술작품으로 인간에 대한 담론을 제공해 왔다. 논리가 빠르게 전개되는 면이 있지만 이는 결국 다양성을 포용하는 내적 초월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올해로 11회를 맞이한 2016광주비엔날레 주제는 ‘상상의 세계’(the imaginal world)라는 개념인 ‘제8기후대’(八氣候帶)이다. 12세기 페르시아 신비주의자이자 철학자인 소흐라바르디(Sohravardi)에 의해 착안되고, 20세기 프랑스 철학자 앙리 코르뱅(Henri Corbin)에 의해 다듬어졌는데, 지구상에 없는 상상의 기후대라 할 수 있다. 예술로 펼쳐내는 상상의 세계는 다양성과 공생의 세계여서 현실을 초월하여 오히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9월 2일 베일을 벗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이러한 인류의 미래를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252점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어린 마르코가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떠나서 엄마를 만나 돌아오듯이 우리 광주 시민은 비엔날레를 통해 다른 문화와 예술작품에 대한 이해를 안고 인류의 미래에 대한 담론에 참여하여 이들을 포용하고 함께 미래를 일구는 사람, 내적 초월을 이룩하는 것은 필자만의 바램일까.
대학을 가고 사회과학 공부를 하면서 그 의문은 어느 정도 풀렸다. 아르헨티나는 사르트르가 20세기 최고의 성인이라 불렀던 체 게바라의 나라였고 한 시대를 풍미한 해방신학의 발상지였으며 20세기에 발생한 새로운 사상 스무 개 중 하나를 차지한 페론이즘의 나라였다. 그리고 별로 잘 살지 못하며 새로운 희망도 찾기 힘든 나라였다. 그 잘살던 아르헨티나가 왜 이렇게 됐을까! 경제발전 정책을 잘못 계획하고 시행한 탓도 있지만 문제는 불안정한 정치체제 때문이었다.
인간은 내적 초월을 위해서 문화적이어야 하며 예술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어느 사회의 정체성은 정치나 경제보다는 이를 반영한 문화로 규정 지워지고 예술은 문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포용을 위해서는 이해가 전제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사실 유럽의 르네상스가 예술로써 완성되고 후세에 전달되었으며 일본도 근대화 과정에서 예술로써 자신들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定義)해가며 서구화를 추진하였다. 예술은 과거의 자기 자신을 끝없이 탐구하며 정의하고 표현하고 미래의 청사진을 은연중에 펼쳐내기 때문이다.
비엔날레는 국제규모의 실험적 현대미술전이다. 그러한 비엔날레가 광주에서 열리기 시작한 지 21년이 되었다. 그동안 끊임없이 실험적 예술작품으로 인간에 대한 담론을 제공해 왔다. 논리가 빠르게 전개되는 면이 있지만 이는 결국 다양성을 포용하는 내적 초월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올해로 11회를 맞이한 2016광주비엔날레 주제는 ‘상상의 세계’(the imaginal world)라는 개념인 ‘제8기후대’(八氣候帶)이다. 12세기 페르시아 신비주의자이자 철학자인 소흐라바르디(Sohravardi)에 의해 착안되고, 20세기 프랑스 철학자 앙리 코르뱅(Henri Corbin)에 의해 다듬어졌는데, 지구상에 없는 상상의 기후대라 할 수 있다. 예술로 펼쳐내는 상상의 세계는 다양성과 공생의 세계여서 현실을 초월하여 오히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9월 2일 베일을 벗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이러한 인류의 미래를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252점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어린 마르코가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떠나서 엄마를 만나 돌아오듯이 우리 광주 시민은 비엔날레를 통해 다른 문화와 예술작품에 대한 이해를 안고 인류의 미래에 대한 담론에 참여하여 이들을 포용하고 함께 미래를 일구는 사람, 내적 초월을 이룩하는 것은 필자만의 바램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