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진 조선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검증된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기술
2016년 08월 26일(금) 00:00 가가
지동설처럼 오늘날 당연한 사실로 여기는 과학이론의 상당수는 발표 당시만 해도 논란을 일으키고 심지어는 비난을 초래했다. 지구의 자전은 갈릴레이의 전유물처럼 여기지만 그보다 앞서 코페르니쿠스가 자신이 관찰한 행성과 별의 움직임이 이론과 맞지 않다는데 의문을 가지면서 우주의 중심에 태양이 있고 지구가 그 주위를 돈다는 가정 아래 증거를 모아 발표한 바 있다. 한동안 논란과 조롱의 대상이 되었던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도 망원경의 발명과 과학적인 경험의 축적 결과 이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학기술은 이렇게 상식과 편견에 도전하며 끊임없는 탐험과 실험을 통해 실체적으로 입증되며 진보하게 된다.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기술 또한 마찬가지다. 물리학의 과거이자 미래라고 얘기되는 원자력 관련 기술의 종류는 열거하기 힘들만큼 많고 전문적이다. 그 모든 기술이 숱한 시행착오와 오랜 연구, 상용화 과정에서의 검증을 통해 살아남았다. 특히 원자력기술 고도화 시기를 거치면서 사용후핵연료 저장기술 등 원전 사후관리 기술은 1980년대 이후에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일각에서는 불과 몇십 년밖에 안 된 기술로 반감기 10만 년인 사용후핵연료의 안전성을 어떻게 담보하느냐고 상식적인 질문을 제시한다. 언뜻 들으면 나름의 타당성이 있는 질문 같지만, 최근의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몇 십 년간 축적된 기술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는 것이다. 알파고에서 경험하였듯이, 인공지능 기술과 상용화된 증강현실 관련 기술, 그리고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사물인터넷 등 IT 관련 기술 등의 획기적인 진보를 생각하면 과학기술의 발전은 그렇게 단순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판단할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기술은 크게 습식과 건식으로 나뉜다. 원자로에서 인출한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발전소 내 또는 외에 저장시설을 지어야 한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은 사용후핵연료를 영구처분하기 전의 저장시설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영구처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용이하며, 수십 년 동안 세계 각국의 원전에서 운영되면서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실증된 시설이다. 저장방식에 따라 관리기술은 세분화된다. 습식저장은 말 그대로 사용후핵연료를 수조에 넣어 5년 이상 냉각시키며 방사선과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반면 건식저장은 물 대신 공기에 의한 자연냉각방식으로서 콘크리트 내부의 금속 저장용기 내에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사선을 차폐하는 방식이다.
지구촌이 공통으로 사용후핵연료 관련 기술연구에 주력하기 시작한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습식저장 방식이 주로 채택되었다. 실증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용후핵연료 저장기술이 본격화되면서 1990년대 이후에는 안전성이 높고 확장성과 장기 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건식저장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건식저장기술 중 현재 상용화되어 운영하는 기술은 시설의 특성에 따라 콘크리트 및 금속용기 방식, 모듈 방식, 볼트방식 등으로 분류된다. 이 중 금속용기방식은 용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확장의 유연성 때문에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 및 일본에서 매우 유력한 저장방법으로 선호하고 있는 저장방식이다.
우리나라도 1992년부터 경주 월성원전에서 모듈방식(Concrete Silo)과 용기방식(MACSTOR)으로 건식저장시설을 지금까지 24년 동안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어 그 안전성이 검증된 셈이다. 2015년 말에 모듈방식의 저장용량은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용기방식은 2019년경에 포화될 전망이다.
원전 운영 38년 만에 최초로 도출된 고준위방폐물 관리 로드맵에 의해서 2028년 고준위방폐장 부지가 선정되기 이전에 발전소 부지에 건식저장시설을 추가로 지어야 하는 원전은 월성, 한빛, 고리원전 등 3곳이다. 각 원전지역에서 일제히 건식저장시설 확충 또는 건설에 대한 반대의사나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데, 각 지역에서 제기되는 의견은 각 원전지역의 환경과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의 포화상태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건식저장시설 건설에 대해서 앞으로 정부, 한수원, 지역사회가 마음을 열고 긴밀히 소통해 나가야 할 문제이지만, 최소한 2가지는 분명하다. 첫째로 건식저장시설은 이미 수십 년 동안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월성원전에서 24년째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시설이라는 점이다. 둘째로 이미 정부가 관리절차법에 명시했듯이, 건식저장시설은 한시적인 핵연료 저장시설일 뿐 법적으로 고준위방폐장과는 완전히 다르며, 일각의 우려처럼 고준위방폐장화 될 수도 없다는 점이다. 건식저장시설과 고준위방폐장시설은 기본적인 개념도 다르고, 국제적으로 요구되는 기술요건도 완전히 다르다. 건식저장시설 건립 문제는 고준위방폐장시설 유치 문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불과 몇십 년밖에 안 된 기술로 반감기 10만 년인 사용후핵연료의 안전성을 어떻게 담보하느냐고 상식적인 질문을 제시한다. 언뜻 들으면 나름의 타당성이 있는 질문 같지만, 최근의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몇 십 년간 축적된 기술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는 것이다. 알파고에서 경험하였듯이, 인공지능 기술과 상용화된 증강현실 관련 기술, 그리고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사물인터넷 등 IT 관련 기술 등의 획기적인 진보를 생각하면 과학기술의 발전은 그렇게 단순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판단할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지구촌이 공통으로 사용후핵연료 관련 기술연구에 주력하기 시작한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습식저장 방식이 주로 채택되었다. 실증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용후핵연료 저장기술이 본격화되면서 1990년대 이후에는 안전성이 높고 확장성과 장기 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건식저장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건식저장기술 중 현재 상용화되어 운영하는 기술은 시설의 특성에 따라 콘크리트 및 금속용기 방식, 모듈 방식, 볼트방식 등으로 분류된다. 이 중 금속용기방식은 용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확장의 유연성 때문에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 및 일본에서 매우 유력한 저장방법으로 선호하고 있는 저장방식이다.
우리나라도 1992년부터 경주 월성원전에서 모듈방식(Concrete Silo)과 용기방식(MACSTOR)으로 건식저장시설을 지금까지 24년 동안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어 그 안전성이 검증된 셈이다. 2015년 말에 모듈방식의 저장용량은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용기방식은 2019년경에 포화될 전망이다.
원전 운영 38년 만에 최초로 도출된 고준위방폐물 관리 로드맵에 의해서 2028년 고준위방폐장 부지가 선정되기 이전에 발전소 부지에 건식저장시설을 추가로 지어야 하는 원전은 월성, 한빛, 고리원전 등 3곳이다. 각 원전지역에서 일제히 건식저장시설 확충 또는 건설에 대한 반대의사나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데, 각 지역에서 제기되는 의견은 각 원전지역의 환경과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의 포화상태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건식저장시설 건설에 대해서 앞으로 정부, 한수원, 지역사회가 마음을 열고 긴밀히 소통해 나가야 할 문제이지만, 최소한 2가지는 분명하다. 첫째로 건식저장시설은 이미 수십 년 동안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월성원전에서 24년째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시설이라는 점이다. 둘째로 이미 정부가 관리절차법에 명시했듯이, 건식저장시설은 한시적인 핵연료 저장시설일 뿐 법적으로 고준위방폐장과는 완전히 다르며, 일각의 우려처럼 고준위방폐장화 될 수도 없다는 점이다. 건식저장시설과 고준위방폐장시설은 기본적인 개념도 다르고, 국제적으로 요구되는 기술요건도 완전히 다르다. 건식저장시설 건립 문제는 고준위방폐장시설 유치 문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