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원] 자원봉사자가 지키는 독일 와덴해 갯벌
2016년 08월 10일(수) 00:00 가가
방조제를 넘어서자 넓은 초지 너머로 꼭 성냥개비만한 등대가 나타났다. 1906년 만들어진 높이 41.5m의 등대다. 멀리 떨어져 있어 작게 보인 것이다. 그만큼 먼길을 걸어야 한다. 섬이라 해야 해발 수 십m 모래언덕이고, 내륙은 해수면보다 낮다 보니 멀리서도 그 모습이 또렷하다. 그 기능을 다하고 지금은 ‘와덴해 갯벌국립공원’ 안내와 정보를 제공하는 방문객센터로 이용된다. 와덴해는 독일을 중심으로 덴마크와 네덜란드 3국 연안습지를 말한다. 2009년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지금은 자연보전과 지속가능한 관광을 목표로 관리 중이다. 서남해안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우리에게는 귀감이고 모델이 되는 곳이다.
등대센터까지 닿으려면 반 시간 이상을 초지 사이 오솔길을 바삐 걸어야 한다. 초지는 갯벌에 열과 줄을 맞춰 나무기둥을 박고 나뭇가지를 끼워 넣어 모래와 흙을 붙잡아 조성했다. 해일과 홍수를 막기 위해 대규모 방조제를 쌓는 대신에 선택한 방법이다. 그곳에는 양과 소들이 풀을 뜯어 먹고, 검은머리물떼새 등 철새들이 알을 낳고 머물다 간다. 자연재해를 예방하면서 새들에게는 보금자리를 양들에게는 먹을거리를 제공하면서 생태여행지로 변신했다.
이 일대를 베스트헤버 등대 생태지역이라 한다. 독일 슐레스비히-홀스타인 주 퇴닝에 위치해 있다. IT와 해양생태계를 결합한 독일 최고 최대의 갯벌생태관인 ‘자연의 힘 센터’나 ‘물티마’와 달리 소프트웨어와 현장교육 중심의 작은 센터다. 하지만 생태학습, 지역관광, 자연보전, 모니터링 등 여느 갯벌센터와 같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 주인공이 볼런티어(자원봉사자)다.
등대센터에는 대학에 입학을 하고 곧바로 활동을 시작한 남학생 한 명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원한 여학생 3명 등 모두 4명이 일하고 있었다. 모두 17세부터 19세까지 청소년들이다. 이들은 갯벌 흙이 묻은 채 맨발로 우리를 반겼다. 갯벌과 염습지와 방문객센터를 부지런히 오가야 하기에 신발을 싣고 벗는 것이 불편했고, 이미 먼저 와서 일하는 선배 볼런티어들이 벗고 일을 하니 전통이 되었다. 처음에는 맨발이 불편했지만 지금은 오롯이 자연을 느낄 수 있어 좋단다. 네 명이 감당하기에 넓은 면적의 갯벌생태 모니터링과 센터 관리, 방문객 안내, 중고생 단체 워크숍 기획 및 교육, 시설 보수 등 볼런티어가 해야 할 일은 공원 직원들이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선배 볼런티어가 지도하고 안내한다. 국립공원 직원은 가끔 들어와 부족한 생필품을 확인하고 공급해줄 뿐이다.
이들은 모두 5주에 걸쳐서 집중교육과 실습까지 마치고 현장에 배치되어 길게는 일 년, 짧게는 반년 동안 등대에 머문다. 태어나서 부모님과 가장 오래 떨어져 있는 기간이며, 자연과 가장 오래 있어 본 시간이다.
얼마나 소중한 시간일까. 묻지 않아도 얼굴에 자긍심과 자부심이 철철 넘친다. 직접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주어진 일까지 해결해야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학생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고 싶어 지원을 했다. 대학에서 환경농업을 전공하고 싶어하는 친구는 진로를 결정하는데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일 년 되어가는 대학생은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고 한다. 모든 계절이 다 특색이 있어 좋지만 사람이 많이 찾지 않고 자연을 오롯이 만날 수 있는 ‘겨울이 제일 좋다’고 한다. 사람이 많이 찾지 않기에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직접 기획을 해서 교구를 만들고 시설물을 보수하기도 한다.
독일의 소규모 갯벌방문객센터 중에는 자원봉사자 한 명이나 두 명이 근무하는 곳도 있다. 이들도 생태여행과 갯벌교육을 담당한다. 제방의 배수관문 관리시설에 마련된 작은 안내센터는 자원봉사자 한 명이 철새와 갯벌안내를 맡고 있었다. 새로 지은 것보다 고택, 기능을 잃은 공공건물, 기부한 가정집 등을 리모델링해 국립공원은 NGO단체에 맡기고 관리는 볼런티어가 한다. 소규모 방문객센터일수록 주변 자연환경과 볼런티어와 지역주민의 아이디어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운영된다. 와덴해 갯벌을 보전하고 지키는 일은 국립공원이나 전문가보다는 볼런티어 몫이다.
중앙, 지방정부 그리고 기업 심지어는 유럽연합까지 나서서 볼런티어 활동을 지원한다. 학생만 아니다. 은퇴자, 노인, 주부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다. 이들을 만나는 내내 대학입학을 위해 그리고 취업을 위해 자연체험은 고사하고 단 몇 시간 봉사활동도 엄마가 대신해줘야 하는 우리 아이들 얼굴이 떠올랐다.
이들은 모두 5주에 걸쳐서 집중교육과 실습까지 마치고 현장에 배치되어 길게는 일 년, 짧게는 반년 동안 등대에 머문다. 태어나서 부모님과 가장 오래 떨어져 있는 기간이며, 자연과 가장 오래 있어 본 시간이다.
얼마나 소중한 시간일까. 묻지 않아도 얼굴에 자긍심과 자부심이 철철 넘친다. 직접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주어진 일까지 해결해야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학생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고 싶어 지원을 했다. 대학에서 환경농업을 전공하고 싶어하는 친구는 진로를 결정하는데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일 년 되어가는 대학생은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고 한다. 모든 계절이 다 특색이 있어 좋지만 사람이 많이 찾지 않고 자연을 오롯이 만날 수 있는 ‘겨울이 제일 좋다’고 한다. 사람이 많이 찾지 않기에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직접 기획을 해서 교구를 만들고 시설물을 보수하기도 한다.
독일의 소규모 갯벌방문객센터 중에는 자원봉사자 한 명이나 두 명이 근무하는 곳도 있다. 이들도 생태여행과 갯벌교육을 담당한다. 제방의 배수관문 관리시설에 마련된 작은 안내센터는 자원봉사자 한 명이 철새와 갯벌안내를 맡고 있었다. 새로 지은 것보다 고택, 기능을 잃은 공공건물, 기부한 가정집 등을 리모델링해 국립공원은 NGO단체에 맡기고 관리는 볼런티어가 한다. 소규모 방문객센터일수록 주변 자연환경과 볼런티어와 지역주민의 아이디어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운영된다. 와덴해 갯벌을 보전하고 지키는 일은 국립공원이나 전문가보다는 볼런티어 몫이다.
중앙, 지방정부 그리고 기업 심지어는 유럽연합까지 나서서 볼런티어 활동을 지원한다. 학생만 아니다. 은퇴자, 노인, 주부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다. 이들을 만나는 내내 대학입학을 위해 그리고 취업을 위해 자연체험은 고사하고 단 몇 시간 봉사활동도 엄마가 대신해줘야 하는 우리 아이들 얼굴이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