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문제를 다룬 조정래 작가의 최근 소설 ‘풀꽂도 꽃이다’가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이 소설에서 우리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학생들의 자살, 왕따, 성적위주의 암기식 교육, 진로교육, 입시교육, 사교육 등의 문제를 들추고, 소설속의 주인공들을 통해 해결방향을 찾고자 하였다. 특히 이 소설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학교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정교육과 학교 수업이 변화되어야 함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우리교육의 혁신적인 변화는 학생들의 독서습관 형성과 학교의 토론수업에 그 답이 있음을 주인공들을 통해서 찾고자 하였다.

그 뿐만이 아니다. 최근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한국은 노벨상 수상에 큰 희망을 걸고 막대한 연구 개발비를 투자하고 있지만 노벨상은 돈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한다”며 한국의 현실을 꼬집었다. 한국의 연구개발 투자는 국내총생산(GDP)대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일본과 미국을 앞서고, 중국에 비해서는 두 배나 높으면서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없다고 강조한다. 네이처는 한국인 과학자가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를 여러가지 측면에서 제시하고 있지만,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토론이 없는 연구실 분위기를 들며 토론교육 실태를 지적했다. 즉, 토론도 제대로 못하면서 노벨상만 바라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지난해 교육부는 현행 교육과정을 개정고시 하였다. 잦은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현장의 불만도 있는 만큼 개정에 대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이번 개정에 대한 명분 중의 하나가 미래핵심역량 교육과 배움이 즐거운 수업이다. 우리의 교육이 지나치게 많은 지식의 습득에 둠으로 인하여 암기위주의 수업이 되고, 그러다 보니 시험도 암기력을 묻는 것으로 점철되어 왔다. 그래서인지 공부는 세계 최고의 수준이면서 학습의 흥미도나 행복도는 세계 최하위를 맴돌고 있다. 따라서 미래핵심역량을 중심으로 한 교육내용과 배움이 즐겁고 행복한 교실수업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그 교실수업 혁신의 중심에 바로 토론수업이 있다. 개정교육과정은 교실수업의 변화를 위한 가장 필요한 수업 중의 하나로 토론수업을 들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평가 방식도 지필평가나 선다형평가보다는 과정중심의 평가가 강화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전남교육청은 2017년도부터 시행되는 2015 개정교육과정의 현장 안착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핵심역량 중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학생이 행복한 참여형 토론수업의 전개, 학생의 수행 활동을 강조하는 과정중심의 평가 방법이 현장에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연수와 자료 개발, 그리고 각종 연구활동과 워크숍 등을 통해 선도적으로 대응해 가고 있다.

얼마전 교육부에서 주목해야 할 발표가 있었다. 전남도교육청이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독서·토론교육이 교육부 주관 전국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최우수 교육정책으로 선정된 것이다. 평가위원들은 창조적 인재 육성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독서와 토론교육으로 이를 전국적인 확산의 모델로 삼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전남의 독서·토론교육은 장만채 교육감이 취임하면서부터 각계의 의견과 연구 결과들을 검토 분석하여 내 놓은 역점사업으로 그 시행 6년째를 맡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독서·토론교육이 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토론수업 전문성을 기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추진하였다. 이제는 국가가 인정하고 이를 확대하여 모든 학생들에게 독서·토론 교육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남의 독서·토론교육이 특별히 더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독서토론열차 유라시아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이다. 시베리아 열차 속에서 조국과 민족에 대한 사랑을 품게 하고 독서·토론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키웠다. 열차라고 하는 닫힌 공간 속에서 스스로 인내하고 협력하며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그 누구도 생각지 못한 희망의 대장정이었던 것이다.

7월28일 2차 유라시아 대장정이 시작된다. 이번에는 중국 접경지역을 거쳐 모스크바까지 가는 프로그램으로 특별히 교육감이 동승한다. 교육감 스스로 독서토론 유라시아 대장정을 제안하였듯 이번 학생들과 험난한 과정을 함께하며 돌아올 때 어떤 새로운 도전을 이야기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