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에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할 실력은 무엇인가. 서울대 조벽 교수는 전문성과 창의성, 인성을 꼽는다. 진정한 리더는 실력은 물론이고 그 실력을 창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인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전문성과 창의성을 발현하기 위해서는 인성이 바탕에 있어야한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인성’ 교육은 학교교육만으로는 불가하다. 가정과 학교, 사회가 연계되어야 진정한 교육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은 당연하다.

자녀가 담임교사로부터 훈계를 받았다고 해서 ‘학부모가 학교에 쫒아가 교사 멱살을 잡았다’는 기사를 보면, ‘스승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옛말이 무색해지는 요즘이다. 무조건 내 아이를 감싸고도는 것이 ‘자녀사랑’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일곱 살 난 아이를 향해서 “너는 도대체 잘하는 게 뭐니? 아이고… 못살아”라고 한다면, 대단한 가능성을 갖고 태어난 그 아이는 결국 부모로부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로 낙인찍혀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태어났지만, 대부분은 일생동안 그것의 일부만을 활용하는데 그친다고 한다. 필자는 우리들의 타고난 잠재력을 최대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한 ‘꿈 찾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는 자신의 꿈을 찾고 그 꿈을 이루어간 ‘신화’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열다섯 살에 자신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127개를 적고 그것을 이루어간 존 고다드(John Goddard· 1924∼2013)가 대표적이다.

현대기업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은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일찍이 세웠다고 한다. 그가 ‘거북선’이 그려진 오백 원짜리 한 장으로, 조선소도 없이 해외 영업에 나서서 수주를 받은 일화는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가가 그의 잠재력을 ‘도전’과 ‘용기’로 발산하고 실행해간 증거일 것이다.

꿈은 궁극적으로 ‘내가 이루고 싶은 세상’이다. 지난 학기 모 대학에서 일명 자타가 부러워하는 ‘치의예과’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교양강의를 하게 되었다. 꿈과 직업이 어떻게 다른가를 설명한 후,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게 하고 각자의 꿈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절반 정도는 꿈이 없었다. 아니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상당수의 학생이 치의예과에 입학한 현재, 모든 것이 이루어진 것처럼 생각한다는 사실에 있었다. 한 학생의 발표를 예로 들면, “치의예과에 입학했으니, 돈은 당연히 벌 것이고, 출세도 한 것이니 예쁜 여자와 결혼해서 해외여행이나 다니겠다”는 것이 인생 목표의 핵심이었다.

‘치과의사’만 되면 ‘최고의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믿도록, 누가 이끌었다는 말인가. 우리 사회가 성공의 기준을 ‘자본’에 두고 있는 이상, 우리는 ‘행복’과는 상당히 멀리 떨어진 삶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 자녀가, 학생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사명을 깨닫게 하고 책임의식을 배태하도록 교육하는 것은 품격 있는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하는 출발이 아닐까 한다.

최근 중학교에서 한 학기는 기존의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와 같은 평가위주의 학습에서 벗어나 개인의 진로를 탐색하는 ‘자유학기제’를 전반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경험을 통해서 결국은 자신의 ‘꿈’을 찾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행복한 삶을 열어가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히틀러와 같이 부정적으로 발산할 것인지, 발레리나 강수지, 축구선수 박지성처럼 긍정적으로 발산할 것인지는 오로지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꿈’은 각자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나’의 밖으로 끌어내주는 폭발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인성은 ‘꿈’을 이루어가는 ‘진정한 실력’이자, ‘바탕’이다. 가정에서는 자녀가 ‘꿈’을 찾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학교 교육은 학생들이 각자의 꿈을 키우고 구체화할 수 있도록 줄탁동시함으로써 모두가 행복한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