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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트래킹 <상> 밀포드 트랙
하늘이 터지고 시간이 멈춘 곳
하루 90명만 허락된 걷기 천국

2016. 01.19. 00:00:00

580m의 3단 폭포인 선덜랜드 폭포는 세계에서 5번째 규모를 자랑한다.

옥빛의 와카티프호수와 주변 경관은 바로 여왕의 도시(퀸즈타운)라는 이름이 결코 허언이 아님을 증명했다.
첫째 날, 오전 8시30분. 벌써 많은 사람이 와있었다. 전용 버스로 3시간 만에 테아나우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20분 더 가서 테아나우다운스에서 보트를 탔다. 한국인 가이드를 따라 1시간 후 테아나우와프에 도착했다. 너도밤나무 숲길을 걸어 20분을 가니 하늘이 터지면서 멋진 풍광의 평평한 자리에 글레이드하우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산장 뒤편 숲 속을 1시간 30여 분 산책했다. 원시의 숲은 이끼와 나무가 공생하고 있었다.
둘째 날, 오전 9시. 산장 앞의 흔들다리를 건너 옥빛의 클린턴강을 따라 원시의 숲길을 걷는데 협곡 양 옆으로 거대한 화강암 암벽을 타고 만년설이 폭포가 되어 이곳저곳에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3㎞ 정도 가자 자유트레커들의 숙소인 클린텃헛이 나왔고, 7㎞를 더 걸어 히레레폭포가 보이는 쉼터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 전 한두 방울 떨어지던 비가 제법 굵어졌다. 이곳에서 폼폴로나산장까지는 5.6㎞정도의 거리인데 오름길도 급하지 않고, 하늘이 훤히 터지는 구간이 많아 황홀한 주변경관을 감상하며 걷는 멋진 길이다. 여기에 가끔 안개가 드리우면 더욱 신비스러운 광경이 연출되었는데 멀리 내일의 목적지인 맥키논패스도 희미하게 보였다. 연이어진 화강암 수직절벽에는 여러 모양의 폭포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셋째 날, 가장 힘든 날이 기다리고 있었다. 퀸튼산장까지 15㎞거리에 트랙에서 가장 높은 해발 1150m의 안부를 넘어야 하고, 서덜랜드폭포를 보기 위해 왕복 5㎞를 다녀와야 하기 때문이다. 산장을 출발하여 10여분, 숲길을 벗어나 계곡을 건너는데 왼쪽 거대한 암벽 곳곳에서 폭포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4㎞ 떨어진 민타로헛까지는 걷기 좋은 길이다. 민타로헛을 지나면서 오름길이 급하게 지그재그로 맥키논패스로 이어진다. 뒤를 돌아보면 1500m 이상의 산들이 머리에 하얀 모자를 쓰고 양옆으로 길게 늘어섰다. 그 협곡 사이로 걸어왔던 길과 클린턴 강이 뚜렷하다. 길 옆으로는 쿡 아일랜드 백합이 여기저기 아름다움을 뽐내며 우리를 유혹한다. 주변 산들과 어깨를 같이할 때쯤, 드디어 1912년 건립했다는 맥키논메모리얼탑이 나왔다. 안개가 걷힌 틈을 타서 기념사진을 찍고 패스헛으로 향했다. 안개가 밀려와 메모리얼탑을 삼키고 나는 맥키논패스의 제일 높은 지점(1154m) 표지판을 지났다. 안개가 걷히면서 양 옆으로 거대한 협곡과 그 아래로 옥빛의 강과 울창한 원시의 숲이 만들어내는 멋진 그림이 황홀하게 했다. 안개 속으로 빨려가듯 그렇게 10분을 내려가니 패스헛이 나타났다.
패스헛부터는 내리막이다. 1시간여를 내려가다 다리를 건너니 나무계단 옆 계곡을 따라 다양한 모양의 폭포가 연이어져 멋진 볼거리가 되었다. 30여 분 후 캐스캐이드쉼터에 도착해 간식을 먹고 다시 계곡을 따라 하산했다. 1시간 반 내려서면 퀸튼산장과 서덜랜드폭포로 가는 표지판이 있다. 퀸튼산장에 배낭만 놓고 서덜랜드 폭포로 향했다. 길은 왕복 약 5㎞로 1시간 반이 걸렸다. 서덜랜드폭포는 580m의 3단 폭포인데 세계에서 5번째 규모다. 높이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떨어지는 물소리도 크다. 사방으로 흩날리는 물보라는 비옷이 아니었다면 흠뻑 젖을 만큼 대단했다.
넷째 날, 트레킹의 마지막 날에는 샌드플라이포인트까지 21㎞를 걸었다. 산장을 나와 언덕을 내려가는데 왼쪽으로 멀리 웅장한 서덜랜드 폭포가 보인다. 서덜랜드가 밀포드사운드를 통해 보트를 타고 왔으니 이 지점에서 먼저 폭포를 봤으리라. 산장에서 8.5㎞를 걸어서야 아다호수에서 짐을 옮기던 배를 보관했던 보트셰드에 도착했다. 보트셰드에서 20분쯤 가면 맥캐이폭포가 나온다. 맥캐이는 서더랜드와 함께 왔는데 이 폭포를 발견하고, 서로 자기 이름을 붙이려고 했다고 한다. 결국 동전의 앞뒷면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는데 맥캐이가 이겨서 폭포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나중에 더 크고 웅장한 폭포가 발견되어 서덜랜드라는 이름을 붙여야했으니 그 아쉬움은 어떠했을까? 맥캐이폭포를 지나서부터는 평탄한 길이 숲속으로 이어지는데 가끔 하늘이 터지면서 아더벨리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길 옆으로는 아다강이 유장하게 때론 거칠고 급하게 흐른다. 맥캐이폭포에서부터 자이언트게이트폭포까지는 약 5.5㎞거리다. 하늘은 맑고 숲은 청량하다. 가끔씩 보이는 흰 눈을 이고 있는 산들이 아름답다. 웅장하게 쏟아지는 자이언트게이트폭포를 바라보며 점심을 먹었다.
점심 후 5.5㎞만 걸으면 밀포드트레킹의 전 구간이 끝난다. 꿈에 그리던 밀포드트레킹이 끝난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면서도 왠지 허전하고 아쉬움마저 든다. 너무나 아름다운 경관과 부러운 자연환경을 원시 그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그들의 자연사랑 그리고 가이드들의 투철한 사명감, 산장의 시설과 최고의 음식. 과연 세계 제1의 트레킹코스라는 명성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다. 마지막 남은 길을 걸으면서 오히려 힘이 솟아나는 느낌이다. 너른 길을 맘껏 활보하며 자연을 만끽하고, 콧노래를 부르며 걸으니 드디어 샌드플라이 포인트의 종점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SANDFLY POINT, MILFORD TRACK (그리고 붉은 색 큰 글씨로) 33.5MILES, (아래로는) FROM GLADE HOUSE LAKE TEANAU VIA MACKINNON PASS.’ 최근 실측의 결과는 33.5마일보다는 좀 더 길다고 하지만 120여년의 전통을 존중하기 위해 33.5마일을 그대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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