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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미술관 마음의 문부터 열자
김 경 인 문화부 기자

2015. 06.12. 00:00:00

최근 광주시립미술관을 찾았던 초등학생들이 직원들 불친절 탓에 제대로 감상을 못하고 돌아가야 했던 일이 있었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한 친구가 미술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유난히 가슴에 와 닿았다.
“나는 미술관에 들어서자 많은 그림이 있다는 걸 알고 엄청 내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역시 많은 화가들이 그린 그림은 참으로 환상적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고 처음으로 두근거림을 느꼈을 것이다. 벽에 걸린 작품을 따라 그려보면서 새로운 꿈도 그리지 않았을까. 어쩌면 그 두근거림이 앞으로 그 친구의 꿈을 결정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현장학습을 추진했던 교사도 아이들에게 그런 감정을 심어주고 싶었을 거다.
하지만 아이의 두근거림은 얼마 가지 못했다. 전시장에 앉아 그림을 그리려는 순간 일부 직원이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냈기 때문이다.
작품을 관리하는 미술관 직원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아이들이 홈페이지에 올린 ‘광주시립미술관에 바랍니다’라는 글에도 직원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과 자기 반성이 함께 담겨 있다.
그래서 더욱 가슴이 아프다. 아이들을 밖으로 보내기보다는 관람객이 없는 전시장 안에 자리를 만들어주고, 작품에 대해 설명해줄 수는 없었을까. 무언가 답변을 듣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관심과 고견을 주시기 바라며, 귀하의 건승을 기원한다’는 상투적인 말 대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친절한 답변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다음번 관람을 약속했으면 어땠을까.
좀 더 적극적으로 관장이나 미술관 직원들이 학생들을 찾아가 오해를 풀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래서 아이들이 미술관에서 꿈을 찾았다면 그것만큼 미술관에 보람된 일이 있을까.
몇 해전 일본 가나자와 21세기미술관을 찾았을 때 유치원생들의 단체관람이 한창이었다. 아이들이 다리 아파할까봐 바닥에 앉혀놓고 설명을 해주는 직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줄을 세운 뒤 보고 지나치는 우리나라 작품 관람 모습과는 정말 다른 풍경이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조진호 광주시립미술관장도 그동안 어린이미술관의 중요성에 대해 수차례 강조해왔다. 아이들이 오감으로 느끼고 체험하면서 오래도록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는 그런 전시와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중요한 것은 시설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그런 공간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직원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이번 사태는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광주시 감사관실에서 미술관을 찾아갔다고 한다. 미술관이 그런 일들에 일희일비하기 보다 더 큰 그림을 그렸으면 한다. 아이들이 주인이 되는, 아이들의 꿈을 함께 키워가는 미술관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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