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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通)’하였는가?
이 묘 숙
송은갤러리관장

2014. 08.29. 00:00:00

어느새 2014년 여름의 끝자락이다. 의혹과 분노 그리고 슬픔의 시간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는데 여름은 지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복잡한 사건 사고들은 여전하고 우리예술계의 잡음까지 더하여 몸과 마음은 지치고 허탈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문은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힘들고 아픈 이들과 고통을 함께 하며, 기꺼이 자신을 낮추어 진심어린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우리는 그 진정이 가슴으로 느껴졌다. 그저 말 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약자들에게 다가가 품어주는 모습을 보며 종교를 떠나서 사랑과 용서 그리고 배려의 메시지를 가슴에 담게 되었다. 정녕 리더란 그러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어야 한다. 약한 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리더 말이다. 감동이란 그러하다. 굳이 강요하고 억지 부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받아들여진다. 그것은 바로 서로가 ‘통(通)’하였기 때문이다.
영화 ‘명랑’이 1000만을 넘어 연일 한국영화의 기록을 새롭게 써가고 있다. 영화의 완성도가 뛰어나고 예술성이 대단해서가 아니다. 새로운 하나의 현상이며, 지금 우리에게 생각과 느낌을 주는 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에 대한 열광이다. 환난 속에서 아니 절망의 끝자락, 절벽의 그 끝에서 장군의 리더십은 오늘날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고, 따를 수 없는 국민들 가슴에 진한 울림을 주었다. “생즉사 사즉생”을 외치며 죽음을 불사하고 자신을 내 던지는 장군의 모습은 이 시대 지도층이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기에 더욱 더 감동이었다. 아마도 영화를 보는 동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의 모습을 그리며 그런 지도자가 나타나길 갈망했을 것이다. 바로 관객과 영화가 통한 것이다.
교황님의 행보나 영화 ‘명량’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현실을 되짚어 본다. 국민의 아픔도, 시간을 재촉하는 민생 현안에도 자신의 입지나 당리당론에만 급급하여 본분을 망각하는 우리네 정치인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일방적이고 소통을 이루어 내지 못하는 권력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누구라도 자신의 이익과 권위에 취해 소통하려 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백성으로부터 외면을 받을 것이다. 리더는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구성원이 원하는 것을 알고자 노력하고, 통하고자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통은 인간사회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다. 서로의 소통으로 질서와 규범을 만들고 더불어서 함께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는 진정 서로가 통하고 있는가? 정부와 국민이, 지역과 지역이, 그리고 사람들 서로가 진정 소통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서로 소통하는 사회가 안정되고 행복한 사회이다. 문화 예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더군다나 문화란 사회 속에서 서로 통하여 향유하고 새롭게 열매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금년 2014년은 광주비엔날레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20년간 10회의 행사를 진행한 업적과 성과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프로젝트 ‘달콤한 미술-80 그 후’전의 파행으로 연일 잡음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소란은 광주비엔날레의 그 동안 쌓였던 문제점이 표출된 것이다. 특히 지역사회나 예술인들과의 소통도 없이 폐쇄적이고 배타적으로 운영된 시스템이 만들어낸 문제이기도 하다. 덧붙여 ‘통(通)’하려는 그 어떤 노력이나 반성도 없이 20년이라는 시간을 지내온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과연 ‘누구를 위하여 무엇 때문에 광주비엔날레는 열리고 있는가?’ 그 정체성과 목적성 또한 점검이 필요하다. 어느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된 행사는 어느 누구와도 통할 수 없는 것이다. 마음과 눈길은 마음이 통하는 곳을 따라 간다. 흥행이란 모름지기 관객과 통하지 않고서는 이루어 질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소통의 과정을 거쳐 문화와 예술이 ‘통통’ 튀는 멋진 축제로 거듭 나는 비엔날레를 원한다.
언론의 역할은 소통하지 못함을 지적하여 개선시키고, 멋지게 소통하는 사회의 모습을 정리하여 보도하는 것이다. 언론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면 이 또한 독자에게 외면당할 것이다. 앞으로도 언제나 애독자들과 ‘통(通)’하는 광주일보가 되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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