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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애살수(縣崖撒手)

2013. 12.05. 00:00:00

쉬지 않고 달려온 2013년도 이제 한달이 채 남지 않았다. 최근 송년회는 연말이 아닌 연초에 미리 하고 있어 벌써 1년의 정리에 들어간 분위기다. 다사다난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많은 일들이 주마등 처럼 지나가지만 연초 계획했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비우지 못하고 집착하고 있는 일들이 많다. 때문에 지나간 시간을 생각하면 기쁨보다는 후회와 한탄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노자는 ‘지식은 채우는 것이고, 지혜는 비울 줄 아는 것이다’고 했듯이 비움에 이르러서 고요해지고, 욕망은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것이니 요동속에서는 실체를 볼 수 없고, 지혜를 발휘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와같은 맥락으로 현애살수(縣崖撒手)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벼랑끝에서 움켜쥔 손을 놓으라는 말이다. 김구 선생이 거사를 앞둔 윤봉길 의사에게 한 말로도 유명하다. 이 말은 송나라 유명한 선시에 나오는 싯구를 인용한 것인데 벼랑끝에서 손을 놓으라는 것은 생을 포기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손에 움켜쥔 그 나뭇가지에 연연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 나뭇가지에 대한 집착을 지우라는 것이다. 손을 놓으면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그 집착을 버리라는 이야기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원숭이를 잡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나무에 원숭이 주먹만 들어갈 정도의 구멍을 뚫고 그 안은 더 넓게 파 원숭이가 좋아하는 땅콩을 채워 놓는다. 원숭이는 구멍에 손을 넣고 땅콩을 움켜쥔다. 하지만 땅콩을 움켜쥔 그 손은 절대 빠져나올 수 없음에도 원숭이는 땅콩을 포기하지 못해 결국 잡히게 된다고 한다.
상대에게 양보하면 끝장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끝장이라고 생각하는 그 생각을 비워야 한다. 내가 지금 움켜쥔 생각과 물질이 원숭이가 놓지 못한 땅콩은 아닌지 2013년 한해를 정리하는 12월에 생각해 볼 일이다. 국회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여·야는 한 해를 마감하는 시간에도 땅콩을 놓지 못하는 원숭이 꼴을 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 볼 일이다.
/최재호경제부장 lio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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