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포츠/연예
오피니언
weekend
해저케이블

2013. 12.04. 00:00:00

1844년 5월 24일 미국 볼티모어의 전신기(電信機·telegraph) 공개시연장. 초조하게 전신기를 바라보던 기계공 출신의 공장주 알프레드 베일의 눈 앞에 점(·)과 선(-)으로 된 신호가 수신되기 시작했다. 이는 같은 시각, 60㎞ 떨어진 워싱턴의 시연장에서 미국의 발명가 사무엘 모스가 보낸 신호였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전선을 통해 보내진 이 신호는 “What Hath God Wrought(신은 무엇을 만드셨는가)?”라는 의미였다. 유선 전신기의 성공은 세상을 빠른 속도로 통합시켰다.
이어 7년 뒤에는 ‘전선 절연기술’의 개발에 힘입어 유럽과 영국을 연결하는 해저케이블이 가설되고, 몇 년 후에는 영국과 아일랜드, 덴마크와 스웨덴 간 해저케이블이 설치됨으로써 ‘전선으로 연결된 하나의 유럽’이 완성됐다.
최종적으로는 1866년 미국의 실업가인 사이러스 필드(Cyrus Field)가 몇 차례의 실패 끝에 영국과 미국을 잇는 ‘대서양 횡단’ 해저케이블 가설에 성공함으로써 구대륙과 신대륙이 이어지고, 전세계는 마침내 지구촌으로 거듭나게 됐다. 당시 영국 ‘타임스’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그 어떤 일도 인간의 활동영역을 이토록 획기적으로 확대시킨 이번 사건에 견줄만한 것은 없었다”고 흥분했다.
요즘엔 위성 등을 이용한 무선통신이 활성화됐지만 대양을 가로지르는 해저케이블은 오늘날에도 전 세계인들이 같은 시간대에, 같은 사건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인프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미국 등 5개 첩보 동맹국이 해저케이블을 이용해 세계 각국에 대한 도·감청활동을 펼쳤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미국은 특히, 부산에서 시작해 중국과 홍콩·대만까지 뻗어있는 해저케이블을 통해 중국을 감시했다고 한다. 지구촌 패권을 잡기 위한 암투가 문명의 이기(利器)인 해저케이블을 무대로 펼쳐질 것임은 필드 자신도 예측하진 못했을 것이다.
/홍행기 사회1팀장 redplane@kwangju.co.kr

기사 목록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