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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같은 종이신문, 따뜻한 향기 더 담았으면

2013. 05.22. 00:00:00

5월은 우리들 가슴속에 영원히 잊지 못할 아픔의 상처가 되새겨지는 잔인한 달이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5·18 기념곡 선정문제로 정치권의 논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도심 곳곳에 형형색색 피어있는 꽃들은 봄의 생명력을 일깨워주며 잠깐씩 살아있음을 행복하게 해준다.
신문은 우리에게 정보뿐만 아니라 지식, 정의감, 자부심, 신뢰감 등등 많은 것들을 알게 해 주었고 우리의 일상에서 뗄 수 없는 중요한 존재였다. 그래서 필자가 학교 다닐 적에는 신문방송학과가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였다. 어릴 적 글짓기 대회에 나가면 종종 상을 받곤 했던 이유 하나로 필자 또한 학창시절 꽤 오랫동안 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적이 있다. 그런데 인터넷 매체가 발달하면서 종이신문 보는 독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신문기자는 선호직종에서 한없이 밀려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광주일보가 창간 61주년을 맞이하며 지역의 대표신문으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이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또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을 지켜나갈지 자못 궁금하다.
지방자치제에서 지역신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고 지역의 잘못된 정책이나 제도를 고치는데 큰 몫을 하며 지역문화를 이끄는 길잡이로 존재의 가치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역신문이 존폐의 위기에 놓여 있다. 컴퓨터 시대가 열리고 새로운 소식들이 SNS를 통해 초를 다투어 전달되면서 신문은 그것들이 전하는 속도와 파급력을 당할 수가 없게 되었다. 더욱이 이명박 정부 5년간 메이저 신문사 중심의 언론정책으로 중앙집중이 가속화되는 상황이어서 지역신문은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위기의 상황에서 지역신문이 갖는 원초적인 한계나 환경의 변화만을 탓하지 말고 지역신문만의 장점을 살려내는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독자의 욕구를 끊임없이 읽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적 성공의 반은 위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였다.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신문마다 똑같은 내용이 아닌, 특히 인터넷을 통해 쉽게 볼 수 있는 기사가 아닌 차별화된 지역밀착형 기사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물론 자칫 지역을 대표하는 신문이 정보지나 광고지로 전락하는 우려가 있지만 TV만 틀면 나오는 사람들의 소식이 아닌 우리가 궁금해 하는 주변 사람의 소식을 전하고, 또 그 소통이 독자와 쌍방통행이 가능하다면 멀어졌던 관심을 되돌릴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패스트푸드의 흐름 속에서도 웰빙과 슬로우푸드에 대한 새로운 반추세가 만들어지고, 세계화의 트렌드가 압도적이지만 동시에 지역화하고 차별화하는 것이 경쟁력이 되고 있으며, CD의 편리함 속에서도 과거의 향수를 그리워하며 LP레코드가 다시 제작되고 있다. 이러한 모순이 공존하고 있으며 더불어 종이신문은 그 어느 매체보다 신뢰감을 준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면의 정직함과 익숙함은 모니터를 통해서 보지 못하는 것들을 발견하게 한다. 그래서 필자는 컴퓨터를 통해 문서를 작성해도 언제나 프린트해서 지면을 통해 확인하는 버릇이 있다. 비록 종이신문이 인터넷매체의 속도와 파급력을 당할 수는 없다지만 종이신문만의 장점과 특성을 살려 지역화하고 차별화한다면 보편적 게임의 룰을 따라가는 현상속에서 새로운 룰을 만들게 되어 지역신문의 성공모델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에 밝고 희망적인 내용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물론 현대인의 특성이 자극적이지 않으면 관심이 없다지만 신문을 통해 보는 세상은 깨끗하고 정직한 정치인은 한 사람도 없고, 돈이라면 어떤 일이든 서슴치 않는 세태이며, 서로 속고 속이는 일이 다반사이고, 비관자살하는 일도 대수롭지 않아서 상식적인 삶이 바보처럼 여겨지고 가끔씩 전해지는 미담이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신문을 보면 걱정이 더해지고 비관적인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필자가 가끔씩 아침 출근길에 듣는 라디오방송이 있는데 매일 해피엔딩과 새디엔딩을 오고 가며 읽혀지는 옛 추억의 사연들이 마치 필자의 추억인양 과거를 떠올리게 하고 입가의 미소가 절로 지어지며 어느 날부터 그 시간이 기다려지게 되었다. 아픈 사연마저도 소중한 추억으로 다가오며 세상이 살만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필자의 욕심일지 모르지만 신문에서도 이런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싶다. 봄이 꽃을 피운 건 겨울처럼 독하고 강인함이 아닌 따뜻함이라는 것을 기억해줬음 좋겠다.
/노미향 광주지적장애인복지협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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