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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판사 잘 만나야 하는’ 사회

2012. 10.31. 00:00:00

모든 권력기관이 그러하듯 최근 사법부에서도 소통이 화두다.
재판을 하는 법관의 태도에 대해 법정에 들어선 이들을 대상으로 재판 만족도 설문조사를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법관의 어투에서부터 판결의 공평성에 이르기까지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일부 법관의 고압적인 말투나 공평하지 못하다고 판단될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재판당사자들의 불만이 높고 그것이 곧 사법부의 불신으로 이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법원의 변화는 일단 고무적이다. 여태껏 높은 자리에 앉아 근엄한 표정으로 재판당사자들을 내려다봤던 법관들이 낮은 자세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변호사들의 법관평가나 일부 법관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언론의 보도 등도 최근에서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만큼 과거 법관은 멀고도 높은 존재였다.
법원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가 높은 것은 법의 위력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당사자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뀐다. 만일 진실 다툼 끝에 당사자가 유죄로 인정된다면 신체적 자유를 박탈당하거나 금전을 내야하는 1차적 부담은 물론 가족구성원의 이탈에 따른 가정 해체, 직장에서의 해고나 사업 포기, 사회에서의 당사자 명예 실추 및 인적 관계 파괴 등 파급은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따라서 법정에 오르는 당사자, 특히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는 자신의 무죄와 혐의 축소에 있는 힘껏 매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당사자에게 재판 결과는 불만족스럽다. 자신의 잘못을 수긍하며 응분의 대가를 받았다고 여기는 당사자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
최근 잇따르는 성범죄, 살인 사건에 대한 법원의 양형이 너무 낮다는 주장도 있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돌이킬 수 없는 상처에 비해 피의자들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듯하다.
최근 법원의 소통 노력이 과연 사법부를 향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잘 드러났듯 1심과 2심의 현격한 판결 차이, 영장전담판사마다 다른 영장발부 기준, 성범죄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 등은 법원 판결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의 원천은 소통보다는 일관성의 부재일 수 있다. 죄를 저지르면 자신이 받게 될 처벌이 예측가능해야하며, 그것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준으로 적용돼야 한다. 또 법관은 재판당사자의 억울함이 없도록 유무죄나 혐의 경중을 철저히 가려 판결해야한다. 법관의 출생지가 근무지와 같은지, 타지역인지, 성향이 보수적인지, 진보적인지, 변호사가 전관 출신인지 아닌지 등에 구애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판사가 누구냐에 따라, 변호사가 누구냐에 따라 법의 기준이 달라진다면 소통을 아무리 잘해도 국민이 법원을 신뢰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마지막으로 법원의 소통 결과물도 수시로 공표되고 그것이 사회통념에 부합하는 지 지역민들이 평가할 수 있어야 법원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윤현석 사회부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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