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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의 책임과 의무
이종행<정치부 기자>

2012. 08.16. 00:00:00

‘책임’(責任)의 한자 풀이는 흥미롭다. ‘책’(責)의 본래 뜻은 진 빚을 갚기 위해 일한다는 의미다. 회초리를 본뜬 상형에 재물(貝)을 합한 글자로 재물을 빌렸다 제때 갚지 못하면 채찍질하고 꾸짖는다는 옛 풍습에서 나왔다고 한다.
‘임’(任)에서 임(壬)은 베틀의 모습을 본뜬 것으로 백성들의 베짜기를 감독하는 관리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그 앞에 ‘인’(人)이 붙은 ‘임’(任)은 옛날 중국 은나라 때부터 중앙 관리나 지방수령의 의미로 쓰였다.
공직사회에서 ‘임지’(任地) 혹은 ‘부임’(赴任)한다는 말이 쓰이는 배경이다. 결국, 책임은 본래 그 의미와 쓰임이 공직사회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공인들에게는 유독 엄격하고 도덕적인 책임의 잣대가 적용되는지도 모른다.
최근 자동차부품 생산업체 ㈜에스제이엠(SJM) 노조원 수십 명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 ‘컨택터스’의 또 다른 폭력사건의 변호를 맡아 논란을 일으킨 민주통합당 임내현 의원(광주 북구을)의 처신을 보면 과연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의식이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임 의원은 지난 8일 논란이 일자 언론 등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돌연 휴가를 떠났다. 당시 임 의원 측은 이번 논란과 관계없이 애초 예정된 휴가를 떠난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의원과 연락이 닿은 것은 지난 13일. 연락이 두절(?)된 지 닷새만이다. 그사이 논란도 많이 수그러들었다.
임 의원은 광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보좌관이 외부 연락을 잠시 안 받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 외부와의 접촉을 잠시 끊었다”며 “당시 컨택터스에 대해 전혀 몰랐고 변호인의 윤리대로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떠날 땐 아무런 해명 없이 갔다가 돌아와선 자신의 보좌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꼴이다. 임 의원이 말한 대로 자신의 과거 변호 전력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면 왜 당당하고 떳떳하지 못했을까. 의문스러울 뿐이다.
현재 임 의원의 신분은 변호사이자 국회의원이다. 하지만, 현재 변호사로서 역할 보다는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인으로서 책무를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의혹이 있다면 해명하고 잘못이 있다면 사과해야 하며, 오해가 있다면 떳떳하게 풀어야 한다. 거센 바람이 불면 몸을 숨겼다가 그치면 다시 나타나는 건 ‘꼼수’나 다름없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선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변호사 윤리규칙(제19조1항)을 보면 변호사는 의뢰인이나 사건의 내용이 사회 일반으로부터 비난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수임을 거절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이 변호사에게 요구되는 덕목 중 한가지라면, 국회의원의 최대 덕목은 ‘책임 있는 자세’다. 미처 몰랐다면 새겨들을 일이다.
/gole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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