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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을 복지공동체로

2011. 11.02. 00:00:00

전면적 무상급식을 실시할 것인가 미룰 것인가라는 복지논쟁에서 촉발된 서울시장선거는 범야권 시민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박원순 당선자는 당선소감에서 “사람과 복지 중심의 시정이 구현될 것이다. 제일 먼저 서울시의 따뜻한 예산을 챙기겠다”며 “보편적 복지는 사람 중심의 서울을 만드는 새로운 엔진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리 사회 곳곳을 따뜻하게 만들자는 보편적 복지국가에 대한 논쟁이 더욱 뜨겁게 우리 사회를 달구어갈 화두가 될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중앙에서는 복지국가 논쟁이 열띠게 진행되고 있는데 반해 그동안 우리 지역은 복지국가 또는 지자체의 복지정책을 둘러싼 담론이 거의 진행되지 않았던 것 같다. 복지정책의 수립은 국가의 일로서 중앙정부가 해야 할 몫이라는 생각으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태도였던 것이다.
그러나 복지정책에 대한 담론의 형성은 우리 지역도 시급하다. 청년실업, 빈곤, 노령인구 증가, 주택난 등에 시달리는 서민인구의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지역에서는 돌봐줄 부모가 없거나 부모가 자녀를 돌봐 줄 능력이 안 되는 청소년이 거리를 떠돌다가 범죄자가 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 40∼50대의 나이에 갑작스런 사고나 실직으로 생활의 모든 기반을 잃고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할지 난감해 하는 사람도 많다. 더더욱 가난과 질병 속에서 외롭고 고통스럽게 생활하고 있는 빈곤층, 노년의 인구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나이 들어 노동력을 잃게 되었을 때, 미래에 이 사회의 주인이 될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교육받는 제도적 여건을 갖추어주는 것은 국가의 책무일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의 중요한 책무이기도 하다.
국가가 시행하고자 하는 복지정책들은 결국 지방정부를 통하여 개개인에게 전달되는 만큼 지방정부는 국가로부터 내려받은 예산의 범위에서 지역민들에게 돌아갈 실질적인 혜택과 서비스를 결정할 수 있다. 또 중앙정부에서 예산을 배분해주거나 정책을 마련해주지 않더라도 지방자치단체에서 스스로 시행할 수 있는 일들도 많다. 비록 지방정부들이 재정자립도는 낮아도, 배분되는 전체예산 중 자치단체가 재량적 자율적 집행이 가능한 재정자주도는 평균 75% 이상은 된다고 한다. 쓰여지는 돈의 물꼬를 길바닥에 쓰느냐, 사람에 쓰느냐는 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의 철학과 의지, 그 지역 주민의 합의여부에 달린 것이다.
복지정책의 수립, 배분, 실행에 있어서 지방의 역할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지방정부는 주민들의 행복한 삶을 갖추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중앙정부가 마련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게 강력한 요구를 할 수 있다. 또 지방에서의 복지정책에 대한 관심과 요구는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정당의 정책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 지역에서 복지에 담론이 형성되지 않은 이유중에는 지역민들은 우리 지역의 재정자립도가 낮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데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의 확대를 요구한다는 것을 여론화해보기도 전에 스스로 자기검열을 통해 포기해버린 점도 있다.
그렇지만 더 이상 우리 지역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조건’을 갖추는 것에서 나아가 우리가 좀 더 평온하고 행복한 삶이 보장되는 구체적인 조건들과 그 실현방법을 논의하는 것은 현실을 이유로 더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꿈꾸지 않은 미래는 다가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광주일보는 지역정론지로서 항상 정치민주화, 지역경제활성화, 지역발전의 주요아젠다를 이끌어왔다. 광주일보도 시야를 좀 더 넓혀 새로운 시대정신인 광주전남 복지공동체의 꿈을 형성하기 위한 담론을 제시하고, 촉구하는 역할을 활발하게 해야할 때가 되었다. 지역민이 함께 꿈꾸고, 논의하고, 실행하면 그 꿈은 꿈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 것이다. 광주일보가 새 꿈, 복지공동체의 선도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임선숙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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