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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르핀 가득한 광주일보가 되기를

2011. 07.25. 00:00:00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연일 무더위가 우리를 달구고 있다. 습하고 눅눅한 장마기간 이곳저곳에서 들려온 피해소식이나, 젊은 군인의 안타까운 병영사고 이야기로 암울한 기분마저 든다. 그런데 연이어 나타나는 열대야를 동반한 무더위는 이내 우리의 지친 심신을 짜증과 함께 무기력 속에 빠져들게 한다.
비단 기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도 대립과 대치 상황의 문제들이 우리 자신을 추스르기도 버겁게 하고 있다. 방학기간 보충학습 시간 단축에 의견이 맞서는 교육청과 일선학교 등 교육관련 문제에 있어서도 그러하고 연일 드러나는 공직사회와 대학가의 비리 관련 기사를 보면 학부형들은 답답한 가슴을 누를 길 없다. 또 돈 먹는 하마로 전략한 제2순환도로 문제 역시 한숨이 나온다.
더 크게는 국제행사들이 코앞으로 다가온 우리 지역의 앞길이 장마가 지났음에도 결코 화창하지 않다. 경주장 부지 감정가가 처음 시작 때보다 2배나 올라 287억이라는 어마어마한 땅값 때문에 ‘빚더미’ F1이 될 것이라는 기사를 대하는 전남도민의 암담함도 그러하다.
곧이어 치를 행사준비에 분주한 2012년 여수 국제 박람회의 진행이나 4년 후 광주U대회 또한 성공리에 잘해낼 수 있을지 쓸데없는 기우까지도 일어난다. 현재 성공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경기장 신축의 문제, 그리고 U대회선수촌으로 활용될 화정주공 아파트 문제 등 자꾸 이런저런 쓸데없는 노파심을 걷어낼 수가 없다.
지금 이렇게 지치고 힘겨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당장의 명쾌한 해답이나 막연한 안위를 찾을 수 없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털어 낼 수는 없을까?
사람은 놀랍게도 고통을 이겨낼 힘을 스스로가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웃으면 많이 생성된다고 알고 있는 호르몬이 엔도르핀(endorphin)이다. 엔도르핀은 인체 안에서 통증 조절성분을 지닌 호르몬들을 모두 총칭하는 용어다. 바로 이러한 엔도르핀은 사람이 스트레스 상황에 빠지면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뇌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대단히 강력한 진통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엔도르핀 중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 생성되는 베타 엔도르핀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작용을 하며, 인체 각부 기관의 노화를 막고 암세포를 파괴하고, 기억력과 인내력을 강화해주는 작용까지도 한다.
언론은 정론(正論)이어야 한다. 치우침이 없이 공정하게 사실을 보도하고 개인이 할 수 없는 사회의 문제점도 지적하고 계도해 나가야 하는 사명감이 있다. 그러나 사회의 구석구석 어두운 이야기만이 만연한 뉴스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더위보다 더 없이 지쳐가고 실의에 빠진다.
얇디얇은 종이 결에도 손이 베이듯이 언론은 예리한 날을 세워 정치와 행정의 문제점을 꼼꼼한 시각으로 감시하고 개선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단지 정의감만 앞세워 비리지적과 폭로, 사건 사고의 뉴스만이 언론의 가치를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이 사회를 보다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가꾸어 나가야할 힘과 방향을 제시하는 기사 역시 언론이 다루어 주어야 한다. 이는 우리 가슴을 다독여주고 좌절감을 이겨낼 엔도르핀과 같은 진통제이자 치유 활성제가 될 것이다.
부정의 시각은 그 힘을 더해 스스로가 나약하고 서로를 불신하게 하는 마치 우리의 정신을 병들게 하는 바이러스와 같다. 긍정의 시각은 비록 순간의 고통은 있을지라도 이내 그 모든 것을 이겨낼 힘을 생성하고 비축하는 자생의 에너지를 증폭 시킨다.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 시원한 바람 한줄기, 차가운 냉수 한 모금이 주는 위안이 순간의 더위를 이겨낼 힘을 주듯, 불쾌지수에 화기가 더해지는 일상 속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모든 것을 이겨낼 엔도르핀이 아닐까?
지쳐서 다시 뛸 의욕마저도 사라진 요즈음 우리 지역 숨겨진 미담과 희망, 그리고 긍정의 힘들이 만들어낸 유쾌한 이야기가 빼곡하게 담긴 속 시원한 소식이 들려오길 바란다. 마치 장마의 지리함 속에서 평창의 쾌보가 우리를 기쁨과 환희로 열광케 하였듯이 용광로라 부를 만큼 작열하는 맹더위를 이겨내고 버텨낼 힘을 줄 청량하고 선선한 소식들을 우리의 정론언론 광주일보에 바란다. 아침에 펼쳐보는 광주일보 한 자락 속에서 가득한 엔도르핀을 얻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
〈이묘숙 송은 갤러리 관장·광주일보 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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