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과의 법적분쟁으로 생계터전이자 어촌계 공동재산인 양식어장을 졸지에 잃을 위기〈본보 2월 25일 11면〉에 처했던 어민들이 법원의 민사배심조정에 따라 극적으로 어업권을 되찾게 됐다.

3일 광주지법 장흥지원(지원장 최인규)에 따르면 채권자인 장흥수협의 채무이행소송에서 ‘채무보증에 어촌계가 책임이 있다’며 관산 장환 어촌계 양식어업권 강제경매 결정판결에 대한 재심으로 이뤄진 민사 배심조정에서 원금 일부만 어촌계가 상환하라는 판결로 양식어업권을 되찾을 수 있게 된 것.

관산읍 사무소에서 출장형태로 수산업, 금융업 등 각계 15명의 배심조정위원이 참여해 진행된 민사 배심조정에서 피고인 장환어촌계가 원고인 장흥수협에 지급해야 할 채무를 5000만원으로 한정하고, 수협은 피고가 돈을 지급하도록 오는 12월 31일까지 연 3%의 금리로 대출하는 조건으로 판결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00년 6월 23일 장흥수협이 관산읍 장환어촌계장 김모씨가 어촌계원들의 연명 도장날인 서류를 제출해 동생 김모씨가 1억8000만원을 대출받도록 하면서 비롯됐다. 수협은 채무자 김씨가 부도로 변제능력이 없어지자 그동안의 원금과 연체이자를 포함해 4억7000여만원에 대한 채권확보 차원에서 장환어촌계를 상대로 상환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피고인 장환어촌계는 원고인 수협에게 6억1000만원(연체이자 포함)을 상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수협은 곧바로 장환어촌계 소유 김양식어장 155ha를 비롯 꼬막·새고막 등 191ha에 대한 어업권 압류와 강제 경매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환어촌계와 장흥수협은 그동안 대출과정의 연대보증을 둘러싸고 ‘직인과 어촌계원 서명·날인이 날조됐다’며 맞소송을 제기해 이번 법원의 민사 배심조정으로 법적분쟁을 끝내게 됐다.

/중부취재본부=김용기기자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