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도·보건·수산·토목·환경·지적 등의 기술직렬에 한해 광역 자치단체(도)가 인사조정권을 부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선 지방자치단체내 농업기술센터와 보건소 등 직속기관에 대해 단체장의 인사권 행사는 물론 제반 업무에 대한 통제기능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장흥군의 경우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1999년 7월부터 지자체간 인사교류가 없어 이모(농업지도관)씨가 11년이 넘도록 붙박이 소장직을 맡고 있고, 보건소장도 지난 2000년 6월 이후 이모(간호사무관)씨가 줄곧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근 나주시나 강진군 역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정년퇴직을 한 이후에야 새로운 인사가 이뤄질 수 있었다.

이들 직속기관들은 자치단체장 직인을 사용하지 않고 별도 직인으로 공문서를 처리하는 데다 본청의 부단체장(부군수)이 맡는 경리관제를 운용하고 있어 실제로 독립기관처럼 운영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는 과거 농촌지도소에서 명칭만 바뀌고 직원(농촌지도직·농업연구직· 생활지도직)들의 신분이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되었을 뿐 기능은 똑같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해당 자치단체장에게 인사권이 주어지면서 이들 직원들에 대한 승진인사 등의 처우와 위상은 오히려 낮아졌다.

관선 시절 시·군간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인사교류가 아예 막히면서 승진기회가 줄어들고 조직침체가 심해 역기능이 많다는 것.

농업기술센터의 본연 업무인 기술지도 보급과 연구기능을 벗어나 본청의 농업부서가 맡고 있는 소득사업을 병행하고 있어 사업부서로 전락하고 말았다.

보건소의 경우도 단체장 산하에 있는 직속기관이지만 이들 보건·간호·의료기술직들의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권 행사에 있어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보건군수’, ‘농업군수’라는 수식어가 통해 직속기관은 단체장 권한의 사각지대 일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갖가지 폐해가 심각하다. 타 시·군과의 인사교류가 없어 붙박이 소장이 ‘장기 집권’으로 직원간 줄세우기와 편 가르기가 횡행하면서 조직 분열을 초래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일선 지자체 공무원 사회에서는 “업무상 민원과 이해관계를 지닌 이들 농촌지도·보건·수산·토목·환경·지적 등의 기술직렬에 한해 광역 자치단체(도)가 인사조정권을 부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부취재본부=김용기기자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