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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지킴이 1만명 양병 나서자”
우리나라 곳곳 분포 ‘등록 문화재’ 1만여개 달해
문화유산은 한번 훼손되면 복원 힘들어 치명적
‘한 문화재 한 지킴이’ 운동, 전국 3500여명 참여

2010. 06.05. 00:00:00

지난 2008년 일어난 숭례문 소실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국보 1호 숭례문은 2월 10일 오후 8시 40분에 발화된 뒤 5시간만인 다음날 새벽 1시 54분 완전히 전소되었다.
국민들은 실시간 전해지는 TV 영상으로 숭례문이 쓰러져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치욕과 울분과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굴렀다. 통곡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서울 도성의 남대문(南大門), 1395년(태조 4년)에 짓기 시작하여 1398년(태조 7)에 완성되었고, 이후 수차례에 걸쳐 해체 보수 공사를 한 한국 문화유산의 얼굴이자 상징이었던 숭례문. 이 숭례문의 600년 역사와 한국인의 자존심이 단 5시간 만에 무참하게 무너져 내리는 장면이었다.
소극적으로 진화했던 소방당국과 관리관청인 문화재청과 서울 중구의 늦장 대처가 전소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더 포괄적인 원인은 모든 국민들의 방심과 함께 감시 관리의 눈이 없었다는 데에 있었다.
방화범은 이전에도 국가 문화재에 화재를 냈던 적이 있었다. 2006년 4월 26일 오후 5시 4분께 국보 제223호인 경복궁 근정전에 불을 질렀던 것이다. 조선 초기부터 역대 국왕의 즉위식이나 대례를 거행하던 근정전의 화재.
그러나 이때는 이곳을 관람하던 관람객 3명이 비치된 소화기로 곧바로 진화에 나서 다행히 불이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안전한 문화유산 관리체계와 감시의 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었던 사례였다.
문화유산은 일단 한번 훼손되면 다시는 복원하기 힘들어 치명적이고, 복원한다고 하더라도 많은 시간과 천문학적 비용이 소모된다. 그래서 문화재청은 지난 2006년부터 ‘한 문화재 한 지킴이 운동’을 펼쳐왔다. 생활 속에서 국민 스스로 지속적으로 문화재를 찾아가, 즐기며, 가꾸고, 보전하는 운동이다.
‘문화재를 잘 가꾸어나가는 문화’를 후손에게도 물려주자는 것이다. 문화재를 사랑하고 즐기자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각 지역의 역사 단체, 기업체, 학교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았다.
온 국토가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는 나라 곳곳에 분포한 지정 및 등록 문화재는 모두 1만여 개. 자기 가까운 곳의 문화재와 자매결연을 맺어 ‘내 문화재’로 삼고 자주 찾아가 돌봐주고 지켜주는 ‘문화재 지킴이’ 1만 명이 있다면 전국의 모든 문화재가 지켜질 수 있다. 현재까지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활동은 전국에서 1421명의 단체 지킴이, 가족 지킴이 516명, 개인 지킴이 2607명, 35개 협약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 문화단체인 대동문화재단이 지난 5월 26일 문화재청 ‘한 문화재 한 지킴이’ 우수 활동단체로 선정되어 문화재청상을 수상하게 됐다. 그동안 대동문화재단은 ‘한 문화재 한 지킴이’ 운동에 참여하여 말없이 지역의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전해나가는 운동을 전개해왔다. 올해에는 문화재청 문화재 상시관리 활동 사업 공모에 선정되어 광주 양림동의 등록문화재 관리와 모니터링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문화재 지킴이 활동가 중에는 3년 전부터 이 운동에 동참해온 가족이 있다. 그 가족의 한 명인 고등학생이 올해 대학 사학과에 입학했다. 문화재 지킴이 운동을 가족과 함께 하다 보니 우리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는 장래 희망이 생겨난 것이다. 문화가 사람을 변화시킨 것이다.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얻어지는 즐거움은 바로 이런 마음의 변화이다.
▲백승현·대동문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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