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한 방에 날려 줄 뜨거운 불맛 좀 보자. 광주시 광산구 장수동 498 어등골참숯가마가든(업주 이정심)은 봄이 오는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참숯으로 구운 고등어와 돼지고기 오겹살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음식도 정갈하지만, 광주 외곽에 위치해 있어 먼 산에 핀 산벚꽃과 새 소리, 맑은 공기가 먼저 입맛을 돋운다.

이 집의 모든 음식은 불이 만든다. 참나무 숯은 고가여서, 흔히 중국산이나 저가 숯을 쓰는 곳이 많다. 하지만 이 집은 인근에 위치한 어등골참숯가마에서 나오는 참숯만을 쓰기 때문에 그윽한 나무 향을 느끼면서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고기는 좋은 것을 쓴다. 고등어는 20∼25㎝ 짜리를 통째로 굽고, 돼지고기는 껍질이 붙어있는 지리산 흑돼지만을 고집한다.

맛은 순전히 참숯향과 구운 소금이 낸다. 여느 집과는 달리 고기를 씹을수록 참숯 향이 그윽하다. 구운 천일염은 짠맛보다는 단맛이 강하다. 강한 불에 굽기 때문에 고기가 담백하고 비릿하지도 않다.

참숯의 효능은 밑반찬으로 내오는 김만 봐도 안다. 가스불에서 구운 김은 하루만 지나도 물기를 머금어 축축해지지만, 참숯에 구운 김은 일주일이 지나도 꼬실꼬실하다.

인근 야산에서 목초액만을 뿌려 재배한 무공해 야채와 민물새우를 갈아 담근 김치도 이 집만의 특징이다. 민물새우를 넣은 김치는 개운한 맛이 난다. 고등어백반을 주문하면, 이 김치를 넣고 끓인 김치찌개를 함께 준다.

밑반찬도 먹을 게 많다. 나물과 무침 등 10여가지가 넘는데 화학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아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찾아가기는 조금 힘들다. 흑석사거리에서 임곡으로 가다보면 웰컴골프연습장이 보이고, 여기서 산 쪽으로 좌회전하면 맛있는 냄새가 풍기고, 그곳이 이 식당이다. 고등어백반 5천원, 돼지오겹살참숯구이 8천원. 문의 062-956-8623.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