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내 가족의 문제. 막상 긴급히 수혈이 필요할 때 수혈받을 피가 없어서 죽어가는 생명 앞에서 애타 하는 가족들의 심정을 한 번쯤은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저는 지난해 8월부터 혈액원에 근무하게 되면서 아름다운 광경들을 지켜보아왔습니다.

진심으로 저에게 감동을 준 사건은 이렀습니다. 어느 주말 충장로 헌혈의 집에 찾아온 일가족 이야기입니다.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맞아 무엇인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가족 모두가 헌혈하기로 했다면서 우리 가족의 잠깐 희생으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기쁘게 웃으면서 행복해하던 그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분들이 있기에 아직 우리 사회는 미래가 있고 소망이 있으며 이런 분들이 더 많아질 때 우리나라는 더욱 밝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누군가가 알아주지도 않고 아무런 대가도 없지만, 자신을 희생하면서 누군가의 귀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생각이야말로 우리가 모두 본받아야 할 귀한 삶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사회가 메말라갈수록 사람들은 인심이 메말라가고 아름다운 희생의 삶은 차츰 시들어 간다면 정작 수혈이 필요한 많은 생명은 누가 살릴 수 있겠습니까?

특히 2009년 전 세계를 강타했던 신종인플루엔자 확산으로 말미암아 헌혈 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물론 혈액으로 전염된다는 연구결과는 없었지만, 초기 증상이 감기증상이었기에 헌혈장소에서 감기 기운이 조금이라도 있거나 감기를 앓았던 사람은 헌혈 참여를 할 수 없게 되었고, 많은 인원이 헌혈 참여를 할 수 없다 보니 큰 사고로 급히 혈액을 요구하는 사람, 그리고 고정적으로 혈액을 공급받아야 하는 환자들의 목숨까지도 위협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헌혈인구의 60%를 차지하는 학생들이 방학하게 되면서부터입니다. 특히나 이번 겨울은 100년 만의 폭설과 극심한 한파 때문에 헌혈을 자발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까지도 추위 때문에 헌혈을 다음으로 미루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진정으로 수혈이 필요한 사람이 우리 가족이라고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합니다. 헌혈을 하려면 물론 조건이 있습니다. 나이는 16세 이상, 체중 남자 50kg, 여자 45kg 이상 혈압, 맥박, 체온이 정상이어야 하며, 현재 치료 중이거나 약물복용 중이면 헌혈하실 수 없습니다. 헌혈자로서 적합한지 여부는 헌혈 전 문진과정을 통해 철저히 확인하고 있으므로 건강체크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헌혈 후 1∼2일 정도면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회복될 뿐 아니라 조혈모세포 작용이 활성화되어 신선한 혈액이 왕성하게 만들어져 말초기관까지 원활하게 순환됨에 따라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리고 당부드립니다. 가족의 질병이나 가정의 우환은 특정가정에만 찾아오는 손님은 아닐 것입니다.

언제 어떻게 우리 가정에 불청객처럼 찾아올 줄도 모르는 그 시간을 대비하는 마음으로,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듯이, 헌혈도 할 수 있을 때 매우 급한 상황을 위해서 예비하는 마음으로 평상시 헌혈에 참여하여 주시고, 헌혈을 원하시는 분들은 전화 062-6000-600번으로 연락을 주신다면 온 힘을 들여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Give Blood. Save Life. 당신의 헌혈, 생명을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