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오늘 20년은 젊게 해드릴게요.” “무슨 소리야. 그럼, 스무살인데∼. 하하하”

최근 유덕동 주민센터에는 오랜 만에 마을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대한적십자사 서구지부 한빛봉사회(지부장 이연옥) 회원 10여명이 마을을 방문해 미용봉사활동을 펼쳤다.

대한적십자사 서구지부 한빛봉사회는 농사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경로당에서 잠시 일손을 놓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염색을 무료로 실시했다.

봉사활동에 참가한 회원은 “평소 머리 가꿀 시간이 없는 마을 어르신들이 크게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더 즐겁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빛 봉사회는 금호복지관에서 2, 4째주 수요일에 어르신들 목욕을 도와드리고, 3개월마다 한 번씩 광천동과 유덕동, 쌍촌동에 사는 11명의 어르신을 찾아가 쌀 20㎏들이 쌀 1포씩 전달하고 있다.

이들은 월별 봉사일정도, 연간계획도 따로 만들어진 게 없다. 그때 그때 어르신들께서 해주었으면 하고 바라시는 일들을 매월 걷은 회비와 회원들의 마술 손을 총출동해 척척 해낸다. 겨울에 김장김치를 담그고, 여름에 삼계탕을 끓이고, 찬바람 불면 따뜻한 물에 목욕시켜드리던 회원들이 머리염색을 하게 된 것도 농촌동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귀담은 것이다.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하루에도 광주 전역에서 흩어져 모이길 두 세 번씩 하는 회원들은 자원봉사의 역사를 직접 발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봉사활동의 산파역할을 한 심정희 회장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기술은 없지만, 어르신들과 나눈 훈훈한 정이 행복바이러스로 온 누리에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연옥·대한적십자사 서구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