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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지역 작가 코너 만들자

2009. 11.10. 00:00:00

얼마 전 독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 즉 평소 좋아했던 작가가 최근 시집을 냈다고 하는데 도통 서점에서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서점 관계자에게 확인해보니 “책 자체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속내를 들려줬다.
이른바 ‘대박을 낸 작품’을 제외하고는 지역에 기반을 둔 지역출판사에서 낸 책은 거의 팔리지 않기 때문에 아예 서점에 들어오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서점의 책 공급 루트가 서울의 출판사에 집중되어 있어 지역 출판사 발행의 책은 접근 자체가 차단돼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믿지 못할 일이지만 이것이 지역 문학과 출판계의 현실이다. 지역문학이 어렵고 지역출판계가 힘들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졌지만 이 정도일줄이야.
그렇다면, ‘책이 나와도 구해볼 수 없는 현실’의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지역대학 교수인 평론가 A씨는 충분히 극복 가능한 문제라고 말한다. 문학적 근간이 튼튼한 광주·전남의 경우 몇 가지 점만 개선하면 ‘회생’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역문학이 설 수 있는 토대는 작품의 완성도에 있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지역 작가들이 지역 출판사를 통해 책을 출간한다면 문제될 게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출판의 문제다. 작품과 출판은 지역문학의 ‘안과 밖’이다. 많은 출판사가 작품의 질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비출판거리만 찾고 있는 현실에선 지역문학의 회생 가능성은 낮을 수 밖에 없다. 서점에서 소위 ‘팔리는’ 지역작가 대부분이 서울 출판사에서 책을 내고 있는 게 좋은 예다.
출판 실무자들의 의식전환도 시급하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자기 혁신과 출판에 모든 것을 걸고 투신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작가들도 지역문학과 지역출판을 위한 자기희생을 각오해야 함은 물론이다.
일부 출판업자들은 지역출판 활성화 조례 제정과 같은 지자체 차원의 지원을 촉구하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 매년 지역 출판사의 우수 도서를 선정해 공공도서관에 의무적으로 비치하게 하는 조례를 시행함으로써 지역출판 활성화와 독서 진흥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행 창작 지원금(문예진흥기금 등) 제도도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작품의 질과 무관하게 소액다건으로 지원되는 지금의 창작지원금 제도의 운영 틀을 완전히 거꾸로 세워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지역 서점에 지역출신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 부스 하나쯤을 운영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최근 김경욱, 김경주, 정유정 등 지역 출신 작가들이 국내 유명 문학상을 휩쓸고 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마냥 기쁘기 보다는 작금의 지역문학의 현실을 돌아보면 마음 한켠이 아리다. “집안이 어려울 때일수록 객지에 나가 ‘반짝 성공’을 거둔 자식보다는 늘 집안을 지켜주는 자식이 든든한 법”이라는 말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김대성 문화부 기자 big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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