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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영어회화 클럽[] 드라마·영화로 스터디… 재미 쏠쏠 영어 쏙쏙

2008. 03.03. 15:21:25

요즘 영어가 부쩍 강조되고 있다. 영어는 이미 대학 진학, 취업, 승진의 필수 조건이 됐지만 ‘영어 공교육’ 을 강조하는 새 정부의 방침에 따라 새삼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영어로만 수업을 하는 초·중·고 학생들의 모습도 볼 수 있게 됐다. 거리는 온통 영어 간판 물결이고 우리 시대 베스트셀러는 아름다운 소설도, 섬세한 에세이도 아닌 영어 학습서다. 우리는 이러듯 ‘영어 왕국’에 살고 있다.
영어쯤은 능수능란하게 떠들어 댈 줄 아는 능력이 현대인의 필수 덕목이 되었지만 여전히 수많은 한국인들은 ‘영어 울렁증’을 호소한다. ‘광주영어회화클럽’(http//cafe.daum.net/Powerenglish)은 영어를 잘하면 원이 없겠다는 사람들이 모인 영어 스터디 전문 동호회다.
현재 동호회에 개설되어 있는 스터디는 영어회화, 시네마, 미드(미국 드라마의 줄임말), 영어토론, 듣기, 토익/토플 스터디 등 다양하다. 각 스터디를 책임지고 있는 리더도 다르고 수업을 하는 요일도 다르다.
운영자는 6년 동안 영어 스터디를 하면서 실력을 갈고 닦은 문성현(34)씨. 스터디 애창론자인 그는 사실 영어와는 거리가 먼 대한주택공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문씨는 “대부분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학원에 의존하지만 매일 수업에 참여하는 게 어렵고,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지속적으로 공부하기 힘들다”며 “많은 사람이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학생·직장인 반처럼 직업별, 소재별, 요일별 스터디를 구상하게 됐다”고 말한다.
회원들은 온라인상으로 가입해 자신의 취향과 능력에 맞는 스터디 반을 선택, 동호회 활동을 하게 된다. 온라인상에서는 기초적인 교육이 진행되고 ‘생생한’수업은 광주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 정문 근처에 있는 스터디 룸에서 진행된다. ‘영어정복’ 에 대한 의욕이 넘쳐 2∼3개의 스터디에 참여하는 회원도 있다.
2002년 8월 처음 동호회 문을 열었을 땐 마땅한 스터디 공간도 없이 4∼5명의 회원이 대학 빈 강의실이나 카페 등을 전전하며 주말에 공부를 한 게 전부였지만, 지금은 300명이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매일 다양한 스터디가 진행되고 있다.
20대의 취업을 앞둔 대학생부터 40대 후반의 의사까지 연령과 나이는 다양하지만 ‘영어 정복’에 대한 굳은 의지는 한결같다.
회원들은 ‘영어짱’ 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동호회 활동에 나선 만큼 동기가 확실하고 서로가 겪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선다. 자신이 잘하는 부분은 공개해 도움을 주고, 부족한 점은 다른 회원에게서 보충하면서 서로를 격려해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이 동호회의 장점.
지난해 8월부터 동호회 활동을 시작한 정상윤(32)씨는 공부하는 재미에 푹 빠져 아예 ‘왕초보특강’반의 리더를 맡아 회원들의 영어 초보탈출을 돕고 있다.
정씨는 “평소 영어가 재미있어서 국제교류센터 등에서 통역 봉사활동 등을 하면서 지냈는데 동호회 활동 이후 영어에 중독된 기분이다”며 “학문적으로도 흥미가 생겨 제대로 된 영어책을 내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곳의 회원들은 영어를 단순한 공부로만 여기는 게 아니라 자기 계발을 위한 하나의 목표로 삼고 있다.
금요일 밤의 달콤한 유혹을 포기하고 매주 금요일 영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서영지(여·26)씨는 “3년 남짓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져 의욕도 없고 해서 동호회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영어 공부는 물론 다양한 직업, 연령대의 회원들을 만나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동호회가 재미있고, 효율적인 영어 공부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학문적인 부분에서도 소홀함 없이 진지하다. 주말에는 운영진들이 직접 나서는 영어학습방법, 기초문법, 발음 등에 대한 특강이 마련된다. 운영진과 스터디 리더들이 학습방법을 토론하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동호회만의 노하우를 담은 교재를 만들기도 했다. 동호회 활동을 통해 실력을 쌓아 공기업, 외국계 기업, 영어교사 등으로 취업을 한 뒤 스터디 리더로 나서 초보 회원들을 돕는 경우도 많다.
이 동호회의 또 다른 강점은 직장인 회원들의 왕성한 활동력. 시간에 쫓겨 소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이들은 뚜렷한 목표의식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탄탄한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학원 강사로 활동했던 김지현(여·35)씨는 “학원에서 스피킹 강사를 하면서 한계에 부딪혀 고민도 많이 했지만, 영어 강사라는 자존심 때문에 선뜻 공부하러 나서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한다. 영어 교육이 사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많은 강사들이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씨는 동호회 활동을 통해 다른 영어 강사들과 영어 토론을 하면서 심도있는 공부를 하고 있다.
취업 전쟁의 일선에 나서야 하는 학생들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영어공부로 자신감을 쌓고 있다.
졸업반인 황금령(여·24)씨는 책에 파묻혀 영어 단어만 외우던 공부 방식을 버리고 ‘프렌즈’스터디에 합류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국의 시트콤 ‘프렌즈’를 보고, 대사를 따라하면서 생생한 영어를 익히고 있다.
황씨는 “좋아하는 시트콤을 통해 현지에서 직접사용하는 영어를 익히면서 단어도 익히고 듣기도 좋아졌다”며 “입사 면접 때 회화능력을 많이 따지는 만큼 취업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말하는 게 좋아서 혹은 취업과 승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던 간에 이곳 회원들에게 영어는 스트레스의 근원이 아니라 즐거운 배움이 되고 있다. 이들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신감 있게 영어를 즐기느냐에 따라서 영어 울렁증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어학 연수 또한 영어의 왕도가 아니라고 말한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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