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같지 않은 겨울. 제대로 이름값 한 날이라곤 손에 꼽을 정도다. 덕분에 봄만 신이났다. 설날이 지난지가 얼마 되지 않은데 새순이 빠끔히 고개를 내밀었다. 성질급한 녀석은 꽃을 피운다 온통 호들갑이다. 특히 남도는 이미 ‘반 봄’이다. 예년보다 10일 이상 망울을 터뜨린 꽃들도 있다. 아직은 드문드문 눈에 띌 정도지만 3월초부터는 화사한 꽃소식이 연달아 전해질 듯하다.
아직 이르지만 전국의 유명 봄꽃여행지를 미리 소개한다.


◇동백꽃
▲오동도=여수하면 오동도, 오동도 하면 동백꽃이 연상될 정도로 동백꽃이 유명한 섬.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기점이자 종점이기도 하다. 면적 3만8천여평의 섬 내에는 동백, 시누대 등 200여종의 가종 상록수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하다. 섬 전체를 덮고 있는 3천여그루의 동백나무는 현재 약 30%가 개화됐고, 3월중순에 절정을 이룬다. 오동도 관리사무소 061-690-7301.
▲강진 백련사=839년 신라 문성왕때 무주 무염이 창건했다. 그 뒤 고려 희종 7년 원묘국사 요세에 의해 건물 80여칸이 중창됐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이절을 가리켜 남쪽 바다에 임해 있고, 골짜기 가득히 송백이 울창하며 동백 또한 곁들여서 창취가 사계절을 통해 한 결같은 절경이라고 적혀있다. 동백나무길과 동백나무 숲, 동백꽃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백련사 종무소 061-432-0837.
▲고창 선운사=백제 위덕왕 24년(577년)에 검단선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선운사는 금산사와 더불어 전라북도내 조계종의 2대 본사이다. 대웅전 뒤에는 수령 약 500년, 높이가 평균 6m되는 동백나무들 군락이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되어 있다. 꽃이 만개하는 봄이면 사찰 뒤로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한 장관을 이루고 매년 4월 중순께 동백연예술제가 열린다. 선운사 종무소 063-561-1422.
◇산수유
▲구례 산수유 마을=길가와 집 주변은 말할 것도 없고 산기슭과 골짜기, 논둑과 밭두렁 등 눈길 닿은 곳마다 온통 샛노란 꽃구름이 내려 앉은 것 같다. 지리산의 머리에는 겨우내 쌓인 눈이 아직 희끗희끗한데 그 산자락에 기댄 마을들은 눈부시게 화사한 꽃 세상을 이루고 있다. 구례군 산동면은 옛부터 산수유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산수유의 67%를 차지할 정도. 위안리 상위마을은 가장 대표적인 산수유마을.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224.
▲경기 이천 산수유마을=이천 시내에서 여주방면의 이포대교를 향하다 현방리에 이르면 도로 왼쪽으로 영원사라는 이정표를 만난다. 이천에서 가장 높은 원적산 아래 자리한 영원사를 향해 가는 길은 송말리에서부터 도립리를 거쳐 경사리에 이르기까지 산수유나무가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백사면 사무소 031-644-8483.
◇매화
▲광양 매화마을=지리산 자락을 수놓으며 굽이굽이 흘러가는 섬진강을 따라 가면 매화나무가 지천으로 심어진 섬진마을이 있다. 3월이 되면 하얗게 만개한 매화꽃이 마치 백설이 내린 듯, 하얀 구름이 골짜기에 내려 앉은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청매실 농원은 매화꽃이 입구부터 만발해 봄 맞으러 나온 상춘객을 반긴다. 광양시 문화홍보담당실 061-797-2712.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